2023년 06월 01일 목요일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유스티노 성인은 2세기 초 사마리아 지방 플라비아 네아폴리스(오늘날 팔레스타인의 나블루스)의 그리스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구도자의 자세로 그리스 철학에 몰두하다가, 마침내 그리스도교에서 참된 진리를 발견하고 입문하여 신앙의 설교자로 활동하였다. 성인은 에페소에서 유다인 트리폰과 벌인 종교 토론을 바탕으로 「트리폰과 나눈 대화」를 저술하였으며, 로마 황제와 원로들에게 그리스도교를 변호하는 책도 펴내고, 로마에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를 세웠다. 성인은 165년 무렵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때 다른 여섯 명의 동료와 함께 순교하였다.
입당송 시편 119(118),85.46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님의 업적은 그분의 영광으로 가득 차 있다.>42,15-25
화답송시편 33(32),2-3.4-5.6-7.8-9(◎ 6ㄱ)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복음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10,46ㄴ-52
예물 기도
영성체송 1코린 2,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갈릴래아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 속에서(8,27—10,52 참조)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당신 제자들을 가르치시고 설득하십니다. 메시아로서 걸어야 할 수난의 길을 여러 차례 예고하시고, 제자들도 그런 메시아를 따라 십자가의 길, 곧 스스로 낮아지는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러한 예수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분의 가르침을 거스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기들 가운데 누가 가장 큰 사람인지 논쟁하기도 하고(9,33-34 참조),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옆자리를 탐내기도 합니다(10,35-37 참조). 이상적인 제자의 모습은 이 여정의 마지막 이야기에서야 발견되는데(오늘 복음 참조), 그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예수님 곁에 머물던 제자들에게서 드러나지 않고 예리코 성읍 길가에 앉아 있던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에게서 나타납니다.
우리는 바르티매오의 세 가지 모습에서 참된 제자 상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구원에 대한 갈망입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잠자코 있으라는 주변의 꾸짖음에도 오히려 더 큰 소리로 자비를 구하는 바르티매오의 간절함은 결국 예수님의 부르심을 이끌어 냅니다. 둘째는, 부르심에 응답하는 자세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부르시자 그는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던지고 예수님께 향합니다. 여기서 겉옷은 거지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자 그가 소유한 모든 것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겉옷을 벗어 던졌다는 것은 그가 예수님을 만나려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렸음을 의미합니다. 셋째는, 예수님을 바라보려는 원의입니다. 바르티매오는 예수님을 마주하였지만 눈으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는 물음에 거지로서 돈 몇 푼을 요구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가 바랐던 것은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었습니다. 시력을 되찾은 바르티매오는 자신의 두 눈에 예수님을 담고 곧장 그분을 따라 길을 나서는 참제자가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임을 자부하는 우리는 간절하게 구원을 바라고 또 그것을 청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우리의 눈은 온전히 예수님을 바라보고 또 그분을 향하고 있습니까?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에게서 참된 제자의 모습을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