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04일 일요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초기 교회 때부터 이어져 왔다. 삼위일체 대축일이 보편 전례력에 들어온 것은 14세기, 요한 22세 교황 때이다.
오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그분께 전적으로 의탁합니다. ‘삼위일체’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와 사랑을 뜻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에게서 흘러나온 사랑에서 교회는 탄생하였고, 우리는 그 사랑의 힘으로 살아갑니다. 삼위일체의 사랑에 따라 일치와 헌신의 삶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며, 기쁜 마음으로 이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은,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34,4ㄱㄷ-6.8-9
화답송다니 3,52ㄱ.52ㄷ.53.54.55.56(◎ 52ㄴ)
제2독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13,11-13
복음 환호송묵시 1,8 참조
복음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3,16-18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삼위일체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교회가 삼위일체의 신비를 믿음으로 고백하고, 주님 안에서 진실한 사랑을 나누며, 신앙을 증언하는 일에 더욱 충실하게 하소서.
2. 정전 70주년을 지내는 한반도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70년 동안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세계 정세에 휘말려 있는 남과 북을 보살피시어, 서로 이해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으로 화해를 이루도록 이끌어 주소서.
3.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지켜 주시어,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그 순간을 잘 이겨 내게 하시고, 사회와 주변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보살펴 주시어, 주님 사랑의 신비인 삼위일체를 본받아 서로 사랑하고 하나 되어 그리스도를 증언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1 :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신비(삼위일체 대축일)>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과 성령과 함께 한 하느님이시며 한 주님이시나
한 위격이 아니라 한 본체로 삼위일체 하느님이시옵니다.
주님의 계시로 저희가 믿는 주님의 영광은
아드님께도 성령께도 다름이 없나이다.
그러므로 위격으로는 각각이시요 본성으로는 한 분이시며
위엄으로는 같으심을 흠숭하오며
영원하신 참하느님을 믿어 고백하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대천사와 케루빔과 세라핌도
주님을 끊임없이 찬송하며 소리 맞춰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갈라 4,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사랑 자체이시고, 언제나 사랑으로 우리를 이끌고 계심을 삶을 통하여 배워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길이란 결국 우리가 고백하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자신의 삶을 스스로 변화시켜 가는 여정임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삼위의 일치와 사랑으로 현존하시는 한 분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우리가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다만 성경의 계시를 통하여 그 놀라운 신비에 조금이나마 다가가 볼 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성부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분으로 묘사됩니다. 세상은 그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고 죄악에 물들어 버렸지만, 성부께서는 그런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당신과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을(1,18 참조), 당신과 하나이신 분을(10,30 참조) 보내시어 그분을 통하여 세상이 구원을 얻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13,1). 아버지에게서 세상에 파견되신 아드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눈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펼치신 모든 활동이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고쳐 주시고, 악령에 시달리는 이들을 해방하시며, 마지막에는 스스로 속죄 제물이 되시어 그 희생 제사로 인류가 성부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14,16). 성령의 파견은 하느님 사랑의 또 다른 표현 방식입니다. 성부께서는 성자뿐만 아니라 성령까지도 보내시어 그야말로 당신의 모든 것을 세상에 내어 주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파견된 “진리의 영”(14,17)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머물며 성자께서 계시하신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하시고, 이들이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며 서로 친교를 이루도록 인도하십니다.
결국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 삼위께서 서로 나누시는 사랑은 고스란히 인류를 향한 사랑으로 이어지고, 그 사랑을 받게 된 우리도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요한 13,34 참조) 실천하며 삼위일체를 닮은 친교를 이루게 됩니다. 미사를 시작하며 나누는 인사를 떠올리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제2독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