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19일 월요일

[녹]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또는
[백] 성 로무알도 아빠스

입당송 시편 27(26),7.9 참조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 들어 주소서. 저를 도와주소서. 제 구원의 하느님, 저를 내쫓지 마소서, 버리지 마소서.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께 바라는 모든 이에게 힘을 주시니
자비로이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희가
거룩한 은총의 도움으로 계명을 지키며
마음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우리를 하느님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입니다.
6,1-10
형제 여러분, 1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2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3 이 직분이 흠잡히는 일이 없도록,
우리는 무슨 일에서나 아무에게도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4 오히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우리 자신을 하느님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
곧 많이 견디어 내고,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5 매질과 옥살이와 폭동을 겪으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또 수고와 밤샘과 단식으로,
6 순수와 지식과 인내와 호의와 성령과 거짓 없는 사랑으로,
7 진리의 말씀과 하느님의 힘으로 그렇게 합니다.
오른손과 왼손에 의로움의 무기를 들고,
8 영광을 받거나 모욕을 당하거나,
중상을 받거나 칭찬을 받거나 우리는 늘 그렇게 합니다.
우리는 속이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진실합니다.
9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인정을 받습니다.
죽어 가는 자같이 보이지만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벌을 받는 자같이 보이지만 죽임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10 슬퍼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늘 기뻐합니다.
가난한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 2ㄱ)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그분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 그분의 오른손이, 거룩한 그 팔이, 승리를 가져오셨네. ◎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민족들의 눈앞에 당신 정의를 드러내셨네.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여, 당신 자애와 진실을 기억하셨네. ◎
○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온 세상 땅끝마다 모두 보았네. 주님께 환성 올려라,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 ◎

복음 환호송시편 119(118),105 참조

◎ 알렐루야.
○ 주님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을 밝히는 빛이옵니다.
◎ 알렐루야.

복음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38-4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8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39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40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41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42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이 예물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양식이 되고
사람을 새롭게 하는 성사가 되게 하시니
이 제사가 저희 육신과 영혼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7(26),4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
<또는>
요한 17,11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소서.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잔치에서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저희가 주님의 사랑으로 친교를 이루어
주님의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여섯 가지 대당 명제(지난주 목요일 묵상 참조) 가운데 다섯 번째 가르침에 해당하는 오늘 복음 말씀은 복수에 관한 규정을 다룹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탈출기의 전체 구절은 이렇습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화상은 화상으로, 상처는 상처로, 멍은 멍으로 갚아야 한다”(21,24-25). 동태 복수법이라 일컫는 이 규정은 잔인한 보복을 강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법의 취지는 지나친 보복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상해를 입은 사람이 복수심에 불타서 자신이 입은 피해 이상의 보복을 벌일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합당한 보복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규정임에도,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지닌 폭력성을 지적하시며 아예 복수를 포기하라고 주문하십니다. 오히려 자신의 오른뺨을 친 사람에게 다른 뺨마저 내주라고 하십니다. 많은 사람이 오른손잡이임을 감안하면, 누군가의 오른뺨을 때리는 것은 손바닥이 아니라 손등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는 대단히 모욕적인 행동이었습니다. 그런 참기 힘든 모욕을 당하고도 그 사람에게 왼뺨마저 내밀라는 것은 상대방의 의사에 자신을 완전히 내맡기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속옷을 달라는 자에게 겉옷까지 내주고, 천 걸음을 함께 가자고 강요하는 자에게 이천 걸음을 가 주라고 하십니다.
달라는 대로 주고 바라는 만큼 꾸어 주라시니, 아니 그보다 더 얹어 주라고 하시니,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여야 할까요?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들에게 바라시는 모습이고, 그러한 마음을 지닌 이들이 바로 하늘 나라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러한 주문의 밑바탕에는 어제 우리가 함께 묵상한 말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10,8). 거저 얻었기에 남에게 주는 것을 아깝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저 주는 사람이 세상에서는 호구 취급을 받을지언정, 하늘 나라에서는 큰사람 대접을 받을 것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