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20일 화요일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입당송 시편 27(26),7.9 참조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 들어 주소서. 저를 도와주소서. 제 구원의 하느님, 저를 내쫓지 마소서, 버리지 마소서.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께 바라는 모든 이에게 힘을 주시니
자비로이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희가
거룩한 은총의 도움으로 계명을 지키며
마음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입니다.
8,1-9
1 형제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께서 마케도니아의 여러 교회에 베푸신 은총을
여러분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2 환난의 큰 시련 속에서도 그들은 기쁨이 충만하여,
극심한 가난을 겪으면서도 아주 후한 인심을 베풀었습니다.
3 나는 증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힘이 닿는 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기꺼이 내놓았습니다.
4 그러면서 성도들을 위한 구제 활동에 참여하는 특전을 달라고
우리에게 간곡히 청하였습니다.
5 그들은 우리가 그렇게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는데도, 먼저 주님께 자신을 바치고,
또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에게도 자신을 바쳤습니다.
6 그래서 우리는 티토에게, 여러분에게서 이미 시작한 이 은혜로운 일을
마저 끝내라고 권하였습니다.
7 이제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곧 믿음과 말과 지식과 온갖 열성에서,
또 우리의 사랑을 받는 일에서도 뛰어나므로,
이 은혜로운 일에서도 뛰어나기를 바랍니다.
8 나는 이 말을 명령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이들의 열성에 견주어 여러분의 사랑이 얼마나 진실한지
확인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9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46(145),2.5-6ㄱㄴ.6ㄷ-7.8-9ㄱ(◎ 1ㄴ)

◎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 내 한평생, 나는 주님을 찬양하리라. 사는 동안, 나의 하느님 찬송하리라. ◎
○ 행복하여라, 야곱의 하느님을 구원자로 모시고, 주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이! 주님은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바다와 그 안의 모든 것을 만드셨네. ◎
○ 주님은 영원히 신의를 지키시네. 억눌린 이에게 권리를 찾아 주시며,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시네. 주님은 잡힌 이를 풀어 주시네. ◎
○ 주님은 눈먼 이를 보게 하시며, 주님은 꺾인 이를 일으켜 세우시네. 주님은 의인을 사랑하시고, 주님은 이방인을 보살피시네. ◎

복음 환호송요한 13,3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43-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3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4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45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46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47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이 예물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양식이 되고
사람을 새롭게 하는 성사가 되게 하시니
이 제사가 저희 육신과 영혼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7(26),4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
<또는>
요한 17,11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소서.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잔치에서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저희가 주님의 사랑으로 친교를 이루어
주님의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마지막(여섯 번째) 대당 명제에 해당하는 오늘 복음은 사랑에 관한 계명을 언급하면서 여섯 부분으로 이루어진 단락 전체를(5,21-48 참조) 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율법에 대한 예수님의 새로운 풀이를 꿰뚫는 핵심이 바로 사랑임을 암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웃과 원수를 구분하는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모든 이가 사랑의 실천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이 명령은 어떤 면에서 가혹하게 들립니다. 정말 악의적이고 잔인한 행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할 때, 백번 양보하여서 그 원수를 용서하는 일까지는 어떻게든 노력하여 본다고 하더라도 그를 과연 사랑까지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까지 하여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결국은 다시 그 근거와 동기를 찾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오른뺨을 때린 자에게 왼뺨마저 내주는 것으로 모자라 그 원수를 사랑까지 하여야 하는 이유, 그것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바로 그러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등을 돌리고 온갖 불의를 일삼는 자에게도 같은 은혜를 베푸시고 같은 사랑으로 보살펴 주십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편협한 사랑이 아닌 완전한 사랑을 지니신 분이십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그러하다면 자녀들의 사랑도 그러한 완전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루카의 병행 구절은 이를 자비로 바꾸어 표현합니다. 곧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6,36). 우리가 감히 하느님 자비와 사랑의 완전함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을 향하여 나아가려는 의지를 가지는 것과 가지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완전함에 가까워지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