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04일 수요일
[백]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프란치스코 성인은 1182년 이탈리아 아시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였다. 기사의 꿈을 안고 전투에 참전하였다가 포로가 된 그는 아버지가 낸 보석금으로 풀려난 뒤에도 예전처럼 자유분방하게 살았다. 1204년 중병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회복된 그는 청년 시절의 해이한 생활에서 돌아서서 아버지의 재산을 포기하고 하느님께 굳게 매달렸다. 가난을 받아들이고 복음적 생활을 하면서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였다. 이러한 그에게 젊은이들이 모여들자, 그들과 함께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를 세우고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였다. 그는 1224년 무렵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다섯 상처를 자신의 몸에 받았는데, 그 고통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1226년 선종한 그를 2년 뒤 그레고리오 9세 교황께서 시성하시고, 이탈리아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셨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임금님께서 좋으시다면, 저를 제 조상들의 도성으로 보내 주셔서 그 도성을 다시 세우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2,1-8
화답송시편 137(136),1-2.3.4-5.6(◎ 6ㄴㄹ)
복음 환호송필리 3,8-9 참조
복음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9,57-62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5,3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의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9장 57절의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을 가는데”라는 표현은, 오늘 복음이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서 일어난 사건으로서 어제 복음에 이어지는 사건임을 확인하여 줍니다.
오늘 복음에 담긴 세 이야기의 주제는 ‘따름’입니다. ‘따르다’로 옮길 수 있는 그리스 말 동사 ‘아콜뤼테오’가 이야기마다 쓰여(9,57.59.61 참조) 하나의 공통된 주제로 다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행을 시작하시면서 길 위에서 만난 이들에게 제자가 되기 위한 가르침을 주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자신에게 주어진 안녕과 평안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편히 쉬실 곳조차 없는 방랑자의 삶을 사셨기 때문입니다. 둘째, 일상적 관습에서(1열왕 19,19-21 참조) 벗어나 하느님 나라를 위한 선택과 헌신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를 뛰어넘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행위에 중심을 두고 살아가는(루카 8,19-21 참조) 관계의 변화, 곧 새로운 가족 관계의 설정을 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발견되는 특이점은 제자가 되고 싶은 이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어떤 반응을 하였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루카 복음서 저자는 복음 속 이야기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 우리는 그분께서 걸어가신 길을 함께 걸어갈 준비가 되어 있나요? 오늘 교회가 경축하는 프란치스코 성인은 초대에 응답한 예수님의 제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