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7일 금요일

[녹]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17(16),6.8 참조

하느님, 당신이 응답해 주시니, 제가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귀 기울여 제 말씀 들어 주소서. 주님, 당신 눈동자처럼 저를 보호하소서. 당신 날개 그늘에 저를 숨겨 주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가 언제나 성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정성껏 섬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7,18-25ㄱ
형제 여러분,
18 내 안에, 곧 내 육 안에 선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음을 나는 압니다.
나에게 원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좋은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19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
20 그래서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을 하면,
그 일을 하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자리 잡은 죄입니다.
21 여기에서 나는 법칙을 발견합니다.
내가 좋은 것을 하기를 바라는데도 악이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입니다.
22 나의 내적 인간은 하느님의 법을 두고 기뻐합니다.
23 그러나 내 지체 안에는 다른 법이 있어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고 있음을 나는 봅니다.
그 다른 법이 나를 내 지체 안에 있는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24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2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9(118),66.68.76.77.93.94(◎ 68ㄴ 참조)

◎ 주님, 당신 법령을 저에게 가르치소서.
○ 당신의 계명을 제가 믿사오니, 올바른 지혜와 지식을 가르치소서. ◎
○ 당신은 좋으시고 선을 행하시는 분, 당신 법령을 저에게 가르치소서. ◎
○ 당신 종에게 하신 말씀대로, 자애를 베푸시어 저를 위로하소서. ◎
○ 당신 자비 저에게 이르게 하소서. 제가 살리이다. 당신 가르침은 저의 즐거움이옵니다. ◎
○ 당신 규정으로 저를 살리셨기에, 영원토록 그 규정 잊지 않으오리다. ◎
○ 이 몸 당신의 것, 저를 구하소서. 저는 당신 규정을 찾나이다. ◎

복음 환호송마태 11,25 참조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받으소서. 아버지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54-59
그때에 54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55 또 남풍이 불면 ‘더워지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56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57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58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게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그러지 않으면 그가 너를 재판관에게 끌고 가,
재판관은 너를 옥리에게 넘기고 옥리는 너를 감옥에 가둘 것이다.
59 내가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자유로운 마음으로 이 예물을 바치오니
주님의 은총으로 저희를 씻으시어
저희가 주님께 드리는 이 성찬의 제사로 더욱 깨끗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3(32),18-19 참조

보라, 주님의 눈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당신 자애를 바라는 이들에게 머무르신다. 주님은 죽음에서 목숨을 건지시고, 굶주릴 때 먹여 살리신다.
<또는>
마르 10,45 참조
사람의 아들은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잔치에 자주 참여하여
현세에서 도움도 받고 영원한 신비도 배우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시선은 제자들에서 군중에게로 옮겨 갑니다. 오늘 복음은 경고하는 내용의 두 개 본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본문(12,54-56)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비판하십니다. 팔레스티나 지역의 기후를 보면, 서풍이 지중해에서 내륙으로 습기를 끌어오고 남풍이 네겝 사막에서 열기를 가지고 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두고 이러한 팔레스티나 지역의 자연 현상은 이해하면서 이 시대의 표징은 알아보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하십니다. 군중은 예수님에게서 ‘위선자’라고 비판받는데, 이는 군중이 하느님의 뜻을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후 현상을 예시하시며 구체적 실천을 요청하십니다. 이에 따라 군중은 그들 앞에 나타난 시대의 표징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본문(12,57-59)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반대자와 화해할 것을 권고하십니다. 그러지 않으면 감옥에 넘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재산을 모두 팔아서 채무를 해결할 때까지 감옥에 있어야 하는 당시의 규정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12장 59절에서 언급된 ‘한 닢’은 1세기 팔레스티나 지방에서 통용된 화폐 가운데 가장 가치가 낮은 동전입니다(21,2 참조). 이로써 예수님께서는 엄격한 법 규정과 재빠른 실천을 강조하십니다.
오늘 우리는 군중 속에 들어가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하도록 초대받습니다. 복음에서 군중에게 건네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건네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날카롭습니다. 그 날카로움은 우리의 아픈 곳을 찌르지만, 또한 상처도 치유하여 줍니다.

(정진만 안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