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1일 월요일
[자] 대림 제2주간 월요일 또는
[백] 성 다마소 1세 교황
입당송 예레 31,10; 이사 35,4 참조
본기도
제1독서
<하느님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35,1-10
화답송시편 85(84),9ㄱㄴㄷ과 10.11-12.13-14(◎ 이사 35,4ㄷㅂ 참조)
복음 환호송
복음
<우리가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5,17-26
예물 기도
감사송
<대림 감사송 1 : 그리스도의 두 차례 오심>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비천한 인간으로 처음 오실 때에는
구약에 마련된 임무를 완수하시고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나이다.
그리고 빛나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때에는
저희에게 반드시 상급을 주실 것이니
저희는 지금 깨어 그 약속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106(105),4-5; 이사 38,3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기적 이야기에서 설화적 긴장은, 보통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가 예수님께 다가와 치유를 청할 때 생깁니다. 질병이 이야기 안에서 해결되어야 할 어려움인 셈입니다. 독자들은 ‘예수님께서 과연 그 환자의 병을 고쳐 주실 것인가?’ 또는 ‘예수님께서 그 병을 고쳐 주실 능력을 지니고 계시는가?’ 하는 긴장 속에서 이어지는 장면을 기대하며 지켜보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기적 이야기에서는 질병 말고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남자 몇이 중풍에 걸린 어떤 사람을 평상에 누인 채 들고 와서, 예수님 앞으로 들여다 놓으려고 하였는데 군중 때문에 그를 안으로 들일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건의 정황상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십니다. 그분을 보려고 군중이 몰려들어 집 안팎에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군중은 마치 중풍 병자와 예수님 사이를 갈라놓는 커다란 장벽처럼 보입니다. 그것을 넘어서지 못하면 병자는 치유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 것입니다. 중풍 병자를 데려온 이들은 이러한 난관에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묘안을 생각해 내어 그가 장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끝까지 애써 줍니다. “지붕으로 올라가 기와를 벗겨 내고,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보냈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중풍 병자를 예수님 앞에 데려다 놓겠다는 그들의 강한 의지에 참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중풍 병자의 딱한 사정을 마치 자기 일처럼 여길 줄 아는 뛰어난 공감 능력을 지녔습니다. 남의 집 지붕에 올라가 함부로 기와를 벗겨 내는 일이 오지랖 넓은 행동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한 이들, 그의 진정한 이웃이 되어 준 사람들은 그런 곱지 않은 시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 병자에게 구원을 안겨 주실 분을 만나게 하여 줄 수 있다면 말입니다. 자기 일만 생각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요즘 시대에, 우리는 이웃의 어려움에 공감할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까? 부족하다고 여겨지면 그러한 능력을 키워 나갑시다. 이웃 사랑의 실천은 공감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