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주님 성탄 대축일 - 새벽 미사

오늘 전례 

오늘은 주님 성탄 대축일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호의와 인간애가 드러났습니다. 천사들이 일러 준 대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 하고 달려간 목자들처럼 기뻐하며 이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이사 9,1.5; 루카 1,33 참조

오늘 우리 위에 빛이 비치고, 주님이 우리에게 태어나셨네. 주님은 놀라운 하느님, 평화의 임금님, 영원한 아버지라 불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사람이 되신 말씀의 새로운 빛을 받고 간절히 바라오니
저희 마음에 가득 찬 믿음의 빛이 행실에서도 빛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보라, 너의 구원이 다가온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2,11-12
11 보라, 주님께서 땅끝까지 선포하셨다. 딸 시온에게 말하여라.
“보라, 너의 구원이 다가온다.
보라, 그분의 상급이 그분과 함께 오고 그분의 보상이 그분 앞에 서서 온다.”
12 사람들이 그들을 ‘거룩한 백성’, ‘주님의 구원을 받은 이들’이라 부르리라.
그리고 너는 ‘그리워 찾는 도성’, ‘버림받지 않은 도성’이라 불리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7(96),1과 6.11-12

◎ 오늘 우리 위에 빛이 비치고, 주님이 우리에게 태어나셨네.
○ 주님은 임금이시다. 땅은 즐거워하고, 수많은 섬들도 기뻐하여라. 하늘은 그분 의로움을 널리 알리고, 만백성 그분 영광을 우러러보네. ◎
○ 의인에게는 빛이 내리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쏟아진다.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기뻐하여라. 거룩하신 그 이름 찬송하여라.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비에 따라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말씀입니다.
3,4-7
사랑하는 그대여,
4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호의와 인간애가 드러난 그때,
5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한 의로운 일 때문이 아니라 당신 자비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거듭나고 새로워지도록 물로 씻어 구원하신 것입니다.
6 이 성령을 하느님께서는 우리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풍성히 부어 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어,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따라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루카 2,14 참조

◎ 알렐루야.
○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 알렐루야.

복음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5-20
15 천사들이 하늘로 떠나가자 목자들은 서로 말하였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
16 그리고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빛이신 주님, 성자의 탄생을 경축하는 교회를 비추시어, 교회가 모든 사람을 섬기고 많은 이를 구원하러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충실히 본받도록 이끌어 주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이 땅의 정치인들에게 주님의 지혜와 용기를 주시어, 참사랑과 굳은 믿음으로 불의에 맞서며 힘없는 이들을 위하여 일하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3. 난민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오늘날 전쟁과 갖가지 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많은 난민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의 목숨을 지켜 주시고, 삶과 평화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게 하소서.

4. 본당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이신 주님, 저희 본당의 단체들을 굽어보시어,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를 체험하며 새 삶의 의미를 깨닫고, 모든 이가 서로 사랑하며 화목하게 활동하도록 도와주소서.

예물 기도 

주님,
하느님이신 성자께서 사람으로 태어나셨으니
이 지상 예물을 보시고 천상 은혜를 베푸시어
저희가 주님께 드리는 이 제사로
오늘 성탄의 신비를 마땅히 경축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로
저희 마음의 눈을 새롭게 밝혀 주시어
하느님을 눈으로 뵙고 알아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저희 마음을 이끌어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즈카 9,9 참조

딸 시온아, 기뻐하여라. 딸 예루살렘아, 찬양하여라. 보라, 너의 임금님이 오신다. 그분은 거룩하시며 세상을 구원하시는 분이시다.

영성체 후 묵상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호의와 인간애가 드러난 그때,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도 목자들처럼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깁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자의 탄생을 경건하고 기쁜 마음으로 기념하였으니
저희가 이 성탄의 깊은 신비를 굳건한 믿음으로 깨닫고
더욱 뜨거운 마음으로 주님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가축 떼를 이끌고 목초지를 찾아다니는 목동들은 안식일의 쉼 규정을 어길 수밖에 없었고, 가축들을 놓아두고 회당에 가 예배를 드리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들은 들에서 머물면서 가축들을 돌보고, 밤에는 맹수의 공격에서 가축들을 지켜야 하였습니다. 그런 목동들을 유다의 종교 지도자들은 좋게 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탄생 소식이 그들에게 가장 먼저 전해집니다. 비천한 사람들, 먹고사는 문제로 주님의 법과 동떨어져 사는 이들, 어둠 속에서 헤매며 ‘들에 사는 사람들’이었던 그들을 하느님께서는 가장 먼저 기억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삶에서 구세주 예수님께서 계신 ‘구유’ 앞으로 나아오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루카 2,15). 어둠과 절망 속에 있을수록 우리도 복음에 나오는 목동의 모습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 예수님께 가십시오. 예수님을 찾으십시오. 그리하여 구세주 예수님을 만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어질 구원이 바로 ‘나를 위한 것’임을 알려 주십니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2,20). 이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입에서도 찬미와 찬양의 노래가 터져 나오게 해 주실 것입니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일,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 아멘. 

(김재덕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