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05일 수요일
[자] 재의 수요일
‘재의 수요일’은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날이다. 교회가 이날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하는 데에서 ‘재의 수요일’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이 재의 예식에서는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한 나뭇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신자들의 이마나 머리에 얹음으로써, ‘사람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창세 3,19 참조)라는 가르침을 깨닫게 해 준다. 재의 수요일에는 단식재와 금육재를 함께 지킨다.
오늘 전례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는 재의 예식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께 간절히 청합시다. “저희가 모르고 죄를 지었을지라도 뉘우치며 살고자 하오니,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
입당송 지혜 11,23.24.26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너희는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2,12-18
화답송시편 51(50),3-4.5-6ㄱㄴ.12-13.14와 17(◎ 3ㄱ 참조)
제2독서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5,20─6,2
복음 환호송시편 95(94),7.8
복음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6,1-6.16-18
재의 축복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
<또는>
<또는>
첫째 따름 노래
둘째 따름 노래 요엘 2,17; 에스 4,17⑩ 참조
셋째 따름 노래 시편 51(50),3
응송 바룩 3,2; 시편 79(78),9 참조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 *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저희를 구하소서.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생명 윤리의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기도와 실천으로 언제나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이신 주님,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의견의 은사를 부어 주시어, 이들이 시대의 요청을 깨닫고, 지구촌의 공동선을 실현하는 정책을 펴나가게 하소서.
3. 폭력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이신 주님, 육체적 언어적 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보호하시어, 그들이 나약해지지 않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며 존엄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살펴 주시어, 은혜로운 이때에 기도와 단식과 자선에 힘쓰며, 다가올 파스카의 기쁨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3 : 절제>영성체송 시편 1,2-3 참조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바오로 사도는 간곡히 권고합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위선자들처럼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다가 세상 사람들에게 우셋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도록, 주님께서 당신 소유인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청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파견 때 사제는, 교우들을 바라보고 서서 그들을 향하여 팔을 펴 들고, 이 기도를 바친다.>오늘의 묵상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오늘, 복음은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실천하며 이 시기를 잘 계획하도록 초대합니다. 특히 자선과 기도와 단식, 이 세 가지를 실천하려면 무엇보다도 숨은 일도 보시는 분께서 갚아 주실 것(마태 6,6 참조)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자선을 베풀 때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고, 기도할 때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아야 하며, 단식할 때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야 합니다.
자신이 자선, 기도, 단식을 하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하느님과 내밀한 인격적 관계를 맺는 데 방해되는 요소들을 피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과 맺는 관계에 집중하려는 노력의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하느님과 맺는 인격적 관계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으로 인격적인 하느님의 존재를 깨달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당신과 친밀해지도록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계시하시고, 그 계시를 신앙 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은총을 주시고자 하셨다”(35항).
이 같은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사순 시기에 우리는,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총을 믿고 하느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도록 애쓰는 신앙의 여정을 걸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예수님께서 자주 산 위에 혼자 올라가셨던 것을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머무는 시간은 그 자체로 그분과 인격적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