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12일 토요일
[자]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입당송 시편 22(21),20.7 참조
본기도
제1독서
<그들을 한 민족으로 만들겠다.>37,21ㄴ-28
화답송예레 31,10.11-12ㄱㄴ.13(◎ 10ㄹ 참조)
복음 환호송에제 18,31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11,45-56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수난 감사송 1 : 십자가의 힘>영성체송 요한 11,5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베타니아에서 라자로를 되살리신 것을 보고 많은 유다인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지만, 더러는 믿기는커녕 바리사이들에게 가서 그 일을 알립니다. 예수님의 기적을 몸소 본 이들의 증언을 듣고도 의회에 모인 자들은 예수님에 대한 믿음의 정당성을 논하기보다 오히려 예수님을 죽이려고 결의합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기적과,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30)라고 하신 말씀을 판단한다는 종교적인 명분으로 의회를 소집하면서도, 실제로는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늘면서 로마인들의 억압이 더욱 거세질 것을 걱정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율법을 위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그 바탕에는 정치적 문제와 세속적 욕망과 악의가 도사리고 있을 뿐입니다.
백성들의 지도자인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품은 악의는 많은 유다인에게 전염되어 그들도 예수님을 죽이려는 음모에 함께하게 합니다. 파스카 축제를 앞두고 “자신을 정결하게”(요한 11,55) 하는 대신, 자신들이 살길이라고 여기며 예수님을 희생양으로 삼아 죽이려는 준비만을 할 뿐입니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이 악한 마음에서 비롯하기보다는 무사유, 곧 생각 없음에서 생겨난다고 말합니다. 다른 이의 현실에 대한 생각 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 행동할 때 비로소 악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세상에 넘쳐 나는 악에 쉽게 물들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을 살리는 길이 아니라 그분을 우리 안에서 죽이는 일에 힘쓰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