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3일 금요일
[백]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1195년 포르투갈 리스본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안토니오 성인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를 거쳐 성 십자가 수도회에서 생활하다가 사제가 되었다. 성인은 모로코에서 최초로 순교한 작은 형제회 수사들의 유해가 포르투갈에 도착하였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아, 아프리카 선교의 꿈을 안고 작은 형제회로 소속을 옮겼다. 모로코에 선교사로 파견되었다가 이탈리아로 돌아온 성인은 파도바에서 뛰어난 설교로 많은 이를 주님께 이끌었으나 1231년 열병으로 서른여섯 살에 선종하였다. 성인은 선종한 이듬해에 바로 그레고리오 9세 교황에게 시성되었다.
입당송 시편 132(131),9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 예수님을 일으키신 분께서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일으키시어 여러분과 더불어 당신 앞에 세워 주실 것입니다.>4,7-15
화답송시편 116(114─115),10-11.15-16.17-18(◎ 17ㄱ 참조)
복음 환호송필리 2,15.16 참조
복음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간음한 것이다.>5,27-32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24,46-47 참조
루카 12,4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마태오 복음서 5장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시나이산에서 계명을 선포하실 때의 의도를 바탕으로 계명을 다시 풀이하시면서 법의 문자보다는 그 정신과 목적을 상기시키시고 인간을 위한 가치를 옹호하십니다. 어제 복음에서 ‘살인하지 마라.’라는 계명을 새롭게 밝혀 주신 예수님께서는 이제 “간음해서는 안 된다.”(마태 5,27)라는 계명을 새롭게 읽으십니다.
죄는 행동에 앞서 마음에서 먼저 동의가 이루어지지요. 죄를 짓기로 마음먹고 나서 실행에 옮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참회 예절에서 “말과 행위”에 앞서 “생각”으로 지은 죄를 고백합니다. 실정법은 행동의 결과를 따지지만, 신앙의 법은 마음과 의도를 더 중요시합니다. 훌륭한 심리학자이기도 하신 예수님께서는 행동에 앞서 마음에서 일어나는 간음을 단죄하시면서 죄의 겉모습에 매이시지 않고 그 뿌리를 보십니다. 뿌리를 잘라 내지 않으면 죄의 나무는 계속 자라기 때문입니다. 이 간음으로 이끄는 유혹은 흔히 자신의 쾌락만을 좇아 상대를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정결한 마음에 깃든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유롭게 합니다.
죄짓게 하는 눈이나 손을 잘라 버리라는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죄의 무서움을 기억하고 계명에 대하여 더욱 진지한 태도를 지녀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새롭게 풀이하시면서 외적인 행위보다 내적 상태, 곧 순수한 마음과 진실한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시대의 현실 안에서 전통을 본뜻과 본목적에 맞추어 해석하는 ‘창의적 충실성’은 지금 우리에게도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