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 토요일
[녹]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27(26),1-2
본기도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셨습니다.>5,14-21
화답송시편 103(102),1-2.3-4.8-9.11-12(◎ 8ㄱ)
복음 환호송시편 119(118),36.29 참조
복음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5,33-3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8(17),3
1요한 4,1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맹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두고도 땅을 두고도 예루살렘이나 자기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그것들은 모두 하느님의 소유이고 그분의 권한 아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자기 머리카락의 색깔 정도는 자유롭게 바꿀 수 있지만 사실은 우리 몸과 영혼 전체가,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든 것이 그분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금지하신 맹세는 자신에 대한 과도한 믿음, 하느님의 것에 대해서까지 힘을 행사하고 싶은 의지를 내포합니다. 술과 분위기에 취한 헤로데가 헤로디아의 딸에게 경솔한 맹세를 하고, 그 맹세 때문에 세례자 요한을 죽이기에 이르는데, 이는 허튼 맹세의 결말을 적나라하게 보여 줍니다.
맹세란 어떤 일을 꼭 실행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내는 일로, 상대방이 자기 능력을 신뢰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뢰는 맹세가 아니라 정직과 진정성에서 나옵니다. 자기 능력이나 권한에 의지하는 맹세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과 계획에 의지하는 겸손이 오히려 신뢰를 주지요. 인간의 나약함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굳이 거창한 대상을 동원해 가며 맹세하지 말고 필요한 최소한의 말만 하라고 하십니다.
실제로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마태 5,37) 하기는 지극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면 삶이 무미건조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한 언어 습관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뜻합니다. 신앙인은 말뿐 아니라 행동에서도 정직하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순수함과 진실함이, 말과 행동의 일치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