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 일요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초기 교회 때부터 이어져 왔다. 삼위일체 대축일이 보편 전례력에 들어온 것은 14세기, 요한 22세 교황 때이다.
오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미사를 시작하며 사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고 삼위의 이름으로 인사합니다. 은총과 사랑과 친교의 원천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 지혜는 태어났다.>8,22-31
화답송시편 8,4-5.6-7.8-9(◎ 2ㄱㄴ)
제2독서
<우리는 성령께서 부어 주시는 사랑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갑니다.>5,1-5
복음 환호송묵시 1,8 참조
복음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16,12-15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거룩하신 주님, 삼위일체를 기리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주님 부활의 영광을 굳게 믿으며 사랑으로 하나 되어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전쟁과 폭력이 심해지는 세상을 살펴 주시어, 악을 악으로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선으로 이겨 냄으로써 주님의 참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3.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님,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외로움과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순간에 함께하시고, 사회의 관심과 이웃의 보살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켜 주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에 은총을 베푸시어, 언제나 성령의 이끄심을 따르며 하나 되고, 주님 안에서 참자유를 누리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1 :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신비(삼위일체 대축일)>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과 성령과 함께 한 하느님이시며 한 주님이시나
한 위격이 아니라 한 본체로 삼위일체 하느님이시옵니다.
주님의 계시로 저희가 믿는 주님의 영광은
아드님께도 성령께도 다름이 없나이다.
그러므로 위격으로는 각각이시요 본성으로는 한 분이시며
위엄으로는 같으심을 흠숭하오며
영원하신 참하느님을 믿어 고백하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대천사와 케루빔과 세라핌도
주님을 끊임없이 찬송하며 소리 맞춰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갈라 4,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진리의 영께서는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앞으로 올 일들도 알려 주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요한 복음서를 보면 성부와 성자께서는 서로 안에 계시면서 모든 것을 공유하시며 완전한 일치를 이루십니다(10,38; 14,10-11; 14,20; 17,21 참조). 상대 안에 있으려면 먼저 자기에게서 나와야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저마다 자신에게서 나와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버지에게 온전히 자신을 내줌으로써 일치를 이루십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두 가지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인 신성을 세 위격이 공유하신다(본성의 일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고유한 위격이신 성부와 성자께서 서로 사랑하시어 당신을 내주시고 상대를 받아들이시면서 성령 안에서 하나 되시는 끊임없는 과정으로서의 일치(사랑의 일치)를 말합니다.
첫 번째 일치는 우리가 ‘믿는’ 신비이고, 두 번째는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일치입니다. 고유한 ‘나’와 ‘너’가 자기에게서 나와서 자신을 내주고 상대를 받아들일 때 삼위일체가 드러납니다. 그러할 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특히 무엇보다 삼위일체의 모상인 가정은 가장 고유한 모습을 지니게 됩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하나 되는 성삼위의 존재 방식은 교회의 바탕이요 본보기이며 귀착점으로서 ‘삼위일체의 교회’, 곧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 모인 백성”(교회 헌장, 4항)을 낳습니다.
교회 안의 모든 공동체는 삼위일체의 친교를 따라 살도록 초대받습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큰 신비이기에 우리 삶과 무관한 그저 믿기만 하면 되는 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날마다 실천할 수 있고, 살아가야 하는 신비가 삼위일체의 친교입니다. ‘서로 자기에게서 나와 자신을 내주고 상대를 받아들이면서’ 삼위일체의 친교를 이루며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