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 월요일
[녹]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27(26),7.9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우리를 하느님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6,1-10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 2ㄱ)
복음 환호송시편 119(118),105 참조
복음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5,38-42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7(26),4
요한 17,1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바보!” 오늘 복음을 문자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듣게 될 말입니다. 그는 누구나 이용하려 드는, 이른바 ‘밥’이나 ‘봉’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이 원리에 따라 사는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논리로는 바보로, 모자란 사람으로 보일 것입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도 자신을 “바보야!”라고 부르셨지요. 예수님께서도 스스로 그렇게 모두에게 밥이 되어 주시다가 악한 자에게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그분께서 세상을 이기신 방법이었습니다. 십자가의 무력함이 악을 이겼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마태 5,38)라는 ‘탈리오의 원칙’을 뛰어넘어 악의 고리를 끊으십니다. 동태 복수법을 동태 포기법으로 이기라는 말씀입니다. 악에 악으로 대응하면 결국 악만 남기 마련이니 상대의 악에, 몰염치한 요구에 선과 관대로 대응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요구하신 비폭력은, 비겁하고 무기력한 순응이 아니라 용감한 사랑의 행위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한 군인에게 뺨을 맞으셨을 때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요한 18,23) 하신 말씀에서도 드러납니다. 오늘 복음과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이 말씀은 당신께서 겪으신 부당함에 맞서 정당하게 항의하신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단순히 인내하고 양보하라는 것이 아니라, 용감하게 나서서 정의와 진리를 옹호하고 약자들을 위하여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라는 것임을 나타냅니다.
우리의 물러섬이 비겁함이 아니라 사랑이 되고, 우리의 저항이 폭력이 아니라 정의와 진리를 지키는 수단이 되도록 식별과 지혜의 은총을 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