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2일 일요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목요일에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과,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 가운데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기념하고 묵상한다.
보편 교회는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에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의무 축일로 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목적 배려로 주일로 옮겨 지낸다.
오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우리와 구원의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내주신 새 계약의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성체와 성혈을 기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시편 81(80),17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제1독서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다.>14,18-20
화답송시편 110(109),1.2.3.4(◎ 4ㄴㄷ)
제2독서
<여러분은 먹고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11,23-26
부속가
<21절부터 시작하여 짧게 할 수도 있다.>복음 환호송요한 6,51 참조
복음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9,11ㄴ-17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일깨워 주시어,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의 계명을 깨닫고 회개하여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노력하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샘이신 주님, 정치인들의 귀와 마음을 열어 주시어,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의 호소를 들으며 힘보다 사랑을, 전쟁보다 평화를, 무기보다 인도적 지원을 먼저 생각하게 하소서.
3.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 특별히 6·25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기억하며 비오니,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미움과 분열이 용서와 화해로 나아가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4.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남과 북으로 분단된 저희 민족을 굽어살피시어, 반쪽뿐인 평화의 현실을 바로 보게 하시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평화를 찾으며 살아가도록 끊임없이 기도하고 실천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성찬 감사송 2 : 지극히 거룩한 성찬의 열매>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참되고 영원한 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길이 지속되는 제사를 제정하시어
먼저 자신을 아버지께 구원의 제물로 봉헌하시고
저희도 당신을 기억하여 봉헌하도록 명하셨나이다.
저희를 위하여 희생되신 주님의 살을 받아 먹어
저희는 튼튼해지고
저희를 위하여 흘리신 주님의 피를 받아 마시어
저희는 깨끗해지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6,5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하신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합니다. 황량한 곳에서 날은 저물고 잠자리와 음식을 구해야 하는 군중을 돌려보내자고 하는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먹는 일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 행위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시자마자 가축의 먹이통인 구유에 누이셨던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도 우리와 같은 처지에 계셨기에 인간의 그 원천적 필요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십니다. 인간을 구원하시는 사명은 인간에게 영원히 양식을 제공하는 일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신 뒤에도 계속해서 우리의 양식이 되시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께서 굶주린 군중 오천 명, 또는 사천 명을 먹이시는 이야기가(루카 9,11ㄴ-17 참조) 나머지 복음서에 모두 나오는데(마르 6,30-44; 8,1-10; 마태 14,13-21; 15,32-39; 요한 6,1-14 참조), 이 본문들 가운데 대부분이 음식을 ‘사는’ 행위를 언급합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은 시장 경제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기에 굳이 감사할 여지가 없습니다. 제자들은 군중을 마을로 보내 음식을 사게 하자고 하며 시장 경제의 논리를 끌어들이지만, 예수님께서는 나눔과 선물의 논리를 이야기하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루카 9,13).
그때까지 제자들은 군중에게 줄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는 자기들에게 나눌 것이 있음을 발견하면서 시장 경제의 논리가 나눔의 신비로 대체됩니다. 나눈다는 것은 자신의 일부를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로써 당신을 온전히 우리에게 선물로, 생명을 위한 양식으로 내주십니다.
지난해 세계 인구의 9.1%인 7억 3,340만 명가량이 굶주림으로 고통받았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