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3일 월요일
[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 전야 미사
세례자 요한은 사제였던 즈카르야와 성모님의 친척인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났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례자 요한은 주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고 구약과 신약을 잇는 위대한 예언자다.
세례자 요한은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라고 고백하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말씀이신 주님의 길을 준비한 ‘광야의 소리’였던 그는 헤로데 임금의 도리에 어긋나는 생활을 꾸짖다가 헤로데의 아내 헤로디아의 간계로 순교하였다.
<이 미사는 6월 23일 저녁, 대축일 제1 저녁 기도 앞이나 뒤에 드린다.>
오늘 전례
오늘은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입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하여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신 요한은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라며 뒤에 오실 구원자 예수님을 알립니다.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을 기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루카 1,15.14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1,4-10
화답송시편 71(70),1-2.3-4ㄱㄷ.5-6ㄱㄴ.15ㄴㄷ과 17(◎ 6ㄴ)
제2독서
<구원에 관해서는 예언자들이 탐구하고 연구하였습니다.>1,8-12
복음 환호송요한 1,7; 루카 1,17 참조
복음
<네 아내가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1,5-17
예물 기도
감사송
<선구자의 사명>영성체송 루카 1,68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부인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이고 부부가 다 노인이라는 점은 이들이 자녀를 가질 수 없다는 명확한 요인입니다. 그런데 이 인간적 불가능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을 돋보이게 합니다. 즈카르야는 젊은 시절에 하느님께 아이를 청하였던 모양입니다. 그 기도가 불임과 노령이라는 인간적 한계를 넘어 이제 이루어지는 것은 그 자신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논리나 제한된 능력에 의존하시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의 전반부는 이러한 요한의 탄생 배경을 보여 주고, 후반부는 당신 아드님을 인류의 구원자로 보내시려는 하느님의 세심하고 철저한 준비와 주도권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몸소 정하심으로써 그의 사명을 드러내십니다. 히브리 말 ‘예호하난’에서 온 이름 ‘요한’은 ‘하느님께서는 자비로우시다’ 또는 ‘하느님 은총의 선물’을 뜻하는데, 우리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로운 사랑을 상징합니다. 과연 요한은 하느님 은총의 시기인 구원의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선포하면서 백성에게 그때를 준비시킬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구원 계획을 실현하시고자 주도권을 행사하시면서도 당신 권능을 독재자나 독불장군처럼 휘두르시지 않고 “의로운 이들”(루카 1,6)을 부르시어 협력하게 하십니다. 스스로 즈카르야와 엘리사벳만큼 의롭지는 못하다고 여길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저마다의 처지에 맞추어 우리도 협력하기를 바라십니다. 이 부부에게처럼 직접적이고 강력하게가 아니라 대체로 우리의 자유 의지를 존중하시면서 부드럽고 다정하게 청해 오십니다. 하느님의 요청에 사랑과 신뢰로 기꺼이 응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