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9일 일요일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교황 주일)
베드로 사도는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에 인접한 벳사이다 출신으로, 본이름은 시몬이다.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어부 생활을 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이름을 베드로(반석)로 바꾸시고, 그를 사도단의 으뜸으로 세우셨다. 복음서에 소개되는 베드로 사도의 모습은 소박하고 단순하다.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여 칭찬받기도 하고, 예수님의 수난을 반대하다가 심한 꾸중을 듣기도 하였다. 로마교구의 첫 주교며 첫 교황이기도 한 베드로 사도는 67년 무렵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다.
바오로 사도는 열두 제자와 달리, 비교적 늦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그리스도교를 열성적으로 박해하던 사람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려고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서 회심하여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다. 바오로 사도는 이방인들이 사는 여러 지역에 교회를 세웠으며, 그곳 공동체들에 보낸 많은 서간이 오늘날 『성경』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전승에 따르면, 67년 무렵 로마에서 참수되었다.
한국 교회는 해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이나 이날과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지낸다. 이날 교회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이 전 세계 교회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청한다. 교황 주일에는 교황의 사목 활동을 돕고자 특별 헌금을 한다.
오늘 전례
오늘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된 베드로와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준 바오로는, 교회의 기초를 놓은 사도들입니다. 우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본받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를 고백하고 증언합시다.
입당송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주님께서 헤로데의 손에서 나를 빼내어 주셨다.>12,1-11
화답송시편 34(33),2-3.4-5.6-7.8-9(◎ 5ㄴ 참조)
제2독서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4,6-8.17-18
복음 환호송마태 16,18 참조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16,13-19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주님의 종 교황을 보살펴 주시어, 주님 백성을 신앙으로 하나 되게 하며 세상 안에서 참된 지도자의 본보기가 되게 하소서.
2. 한반도의 진정한 화해와 용서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평화의 주님, 저희 민족을 이끌어 주시어, 남북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너그러이 대하며, 한반도를 화해와 용서의 땅으로 일구어 나가는 데 힘쓰게 하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온유하신 주님, 경제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이 주님 품 안에서 위로를 받고, 저희는 그들 안에 살아 계시는 주님을 알아 뵙고 가진 것을 나누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지역 사회의 구성원인 저희를 도와주시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며 소외되는 이가 없이 모두 더불어 살아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베드로와 바오로의 사명>영성체송 마태 16,16.18 참조
영성체 후 묵상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예수님의 물음에 여러분은 시몬 베드로처럼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까? 세상을 떠날 때 여러분은 바오로처럼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까?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과 함께 오른 타보르산에서도(루카 9,32 참조), 겟세마니 동산에서도(마르 14,37 참조) 잠을 자던 베드로는, 오늘 제1독서에서 이제 감옥에서도 예고된 처형 전날 밤 군인 열여섯 명의 감시를 받으며 두 개의 쇠사슬에 묶인 채 평온하게 잠을 잡니다. 고난받는 가운데서도 주님만을 믿고 맡기는 모습이기에 이 마지막 잠은 감탄할 만합니다. 강한 빛과 함께 나타난 천사의 지시와 이끄심으로 감옥에서 풀려난 베드로는, 주님의 현존과 보호를 극적으로 체험합니다. 한편 제2독서에서 바오로는 삶의 끝에 이르러 자신의 지난 삶을 스스로 평가하고 종합하는데, 이는 그의 고난에 대한 신학적 해석에 해당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맡기시기에 앞서 당신의 정체성에 대한 그의 인식을 확인하십니다.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마태 16,16)를 확고하게 인식하고 긍정하는 것은 우리 신앙의 핵심이자 기도의 토대입니다. 베드로는 네 복음서 모두에서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처음 고백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오늘 기념하는 두 사도를 주춧돌로 하여 세워진 교회는 두 사도의 유산을 이어받으며, 로마의 주교인 교황이 베드로의 수위권을 계승합니다. 베드로와 바오로와 함께 교회를 세우도록 부름받은 우리도 예수님의 물음에 저마다 응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에게 나는 누구냐?’ 그리고 스스로 물어봅시다. ‘나는 예수님께 어떤 존재인가? 나는 달릴 길을 꾸준히 달리고 있는가? 주님께 의로움의 화관을 기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