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29일 금요일
[홍]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여자에게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고 준비한 위대한 예언자다. 이러한 요한은 헤로데 임금의 불륜을 책망하다가 헤로데의 아내 헤로디아의 간계로 순교하였다(마르 6,17-29 참조). 세례자 요한의 수난과 죽음을 기념하는 것은 4세기 무렵 그의 유해가 있던 사마리아의 지하 경당에서 시작되었다.
입당송 시편 119(118),46-47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내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1,17-19
화답송시편 71(70),1-2.3과 4ㄱㄷ.5-6ㄱㄴ.15ㄴㄷ과 17(◎ 15ㄴㄷ 참조)
복음 환호송마태 5,10
복음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6,17-29
예물 기도
감사송
<선구자의 사명>영성체송 요한 3,27.3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세례자 요한의 죽음은 마르코 복음서에서 유일하게 예수님과 관계 없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마태오 복음서는 이 이야기를 예수님과 연결하는데, “요한의 제자들은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장사 지내고, 예수님께 가서 알렸다.”(마태 14,12)라고 전합니다.
마태오 복음서와 견주어 보면 비록 뚜렷하지는 않지만, 마르코 복음서에서도 요한의 죽음은 중요합니다. “과연 엘리야가 먼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는다. …… 엘리야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가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제멋대로 다루었다.”(마르 9,12-13)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마르코 복음사가의 관점에서 구약의 엘리야는 신약의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러나 그는 화해의 직무를 완성하지 못한 채 비참한 죽음을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례자 요한은 신약의 인물이면서 구약의 인물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헤로데, 헤로디아, 헤로디아의 딸을 살펴봅시다. 평소 요한을 의인으로 생각하여 그의 바른말을 불편해하면서도 의식하던 헤로데는, 생일잔치 때 춤을 춘 헤로디아의 딸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한편 교활하게 자신의 딸에게 요한의 머리를 청하라고 이른 헤로디아는 목표를 이루려고 온갖 수단을 정당화하는 인물입니다. 헤로디아의 딸은 요한의 목이 베이는 데 자기 잘못은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 참극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6,16)라고 읊조리는 헤로데는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우유부단함과 두려움이 특징인 비겁한 인물입니다. 오늘날 헤로데와 헤로디아, 헤로디아의 딸은 누구인지요? 이 셋 가운데 내 안에서 누구를 찾을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