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07일 화요일
[백]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6세기 중엽 오스만 제국(현재의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제국)이 지중해로 세력을 뻗치자, 1571년 10월 7일 그리스도교 연합군(신성 동맹)은 그리스의 레판토 항구 앞바다에서 벌인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 제국을 무찔렀다. 그리스도인 군사들은 이 전투에서 크게 승리한 것이 묵주 기도를 통한 성모님의 간구로 하느님께서 함께하신 덕분이라고 여겼다. 이를 기억하고자 성 비오 5세 교황께서 ‘승리의 성모 축일’을 제정하셨다. 1960년 성 요한 23세 교황께서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을 바꾸셨다.
입당송 루카 1,28.42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니네베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셨다.>3,1-10
화답송시편 130(129),1-2.3-4.7ㄴㄷ-8(◎ 3)
복음 환호송루카 11,28 참조
복음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10,38-42
예물 기도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영성체송 루카 1,3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때때로 가정 방문을 하면, 신자분들은 ‘신부님이 오셨으니까 …….’라고 하면서 아주 바빠집니다. 신부인 저에게 무엇인가를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기억에 남는 집 축복식이 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라 조심스럽게 축복식을 부탁하셨고 저도 고민하다가 수락하였습니다. 축복식을 마치자 신자분이 무엇인가를 조심스럽게 꺼내셨는데 봉투였습니다. 같이 식사도 할 수 없고 따로 준비한 것도 없어서 뭐라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한사코 거절하고는 시원한 물 한 잔을 청하여 보답으로 받고 돌아왔습니다.
물론 신부가 방문할 때 음식 등을 준비해 주시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친교를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신부가 가정 방문을 하는 까닭은 그 집에 사는 사람들과, 예수님을 향한 마음과 그분께 감사드리는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도 신자분들은 늘 바쁩니다. 그래서 가정 방문을 나갈 때는 언제나 조심스럽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께서도 아마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마르타의 모습을 보면서 당신을 위하여 노력하는 그 마음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야기해 주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루카 10,41-42).
무엇보다도 소중한 예수님이신데, 마르타는 정작 예수님을 보지 못합니다. 마음이 음식과 집안 정리에 가 있고,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마리아가 미워집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미 그의 옆에 와 계셨습니다. 우리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은 오직 한 가지뿐입니다. 너무 많은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