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9일 일요일
[백]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평신도 주일)
라테라노 대성전은 로마에 있는 최초의 바실리카 양식의 성당이다. 이 축일은 324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라테라노 대성전을 지어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며, 12세기부터 11월 9일에 지내 왔다고 한다. ‘전 세계와 로마의 모든 교회의 어머니요 머리’라고 일컫는 대성전의 영예를 기리는 이 축일은 처음에는 로마에서만 지내다가,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이 기록한 대로 “사랑의 모든 공동체를 이끄는” 베드로 교좌에 대한 사랑과 일치의 표지로서 로마 예법의 모든 교회로 확대되어 나갔다.
평신도는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으로서, 성직자가 아닌 모든 신자를 가리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의 역할을 크게 부각하면서, 평신도를 통하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러한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1968년 ‘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지금은 ‘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단체 협의회’)의 결성과 더불어 해마다 대림 제1주일을 ‘평신도 사도직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다. 그 뒤 1970년부터는 연중 마지막 주일의 전 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지내 오다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연중 마지막 전 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정하시면서 2017년부터 한 주 앞당겨 지내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 교회는 평신도 주일을 보내며,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미사를 성대하게 거행합니다. 베드로 대성전이 건립되기 이전에 로마의 주교인 교황이 거주하였던 라테라노 대성전은 ‘모든 성당의 어머니요 으뜸’이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었습니다. 오늘 축일의 의미는 전 세계의 가톨릭 교회가 하나로 일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일치의 원천은 성령이시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묵시 21,2
묵시 21,3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하느님의 교회를 배필이라 이르시니
하느님의 이름을 섬기는 백성이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며 따르도록 이끌어 주시어
약속하신 천상 행복에 이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성전 오른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보았네. 그 물이 닿는 곳마다 모두 구원을 받았네(따름 노래 “성전 오른쪽에서”).>47,1-2.8-9.12
화답송시편 46(45),2-3.5-6.8-9(◎ 5)
제2독서
3,9ㄴ-11.16-17
복음 환호송2역대 7,16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2,13-22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주님의 백성인 교회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이끌어 주시고, 특히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는 평신도들이 말과 행동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의 마음에 생명의 소중함을 불러일으키시어, 창조된 모든 것을 저마다의 모습대로 지키며 조화를 이루어 나가게 하소서.
3. 수험생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샘이신 주님,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을 보살펴 주시어, 결과를 걱정하기보다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평온한 마음을 지키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본당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어, 어떠한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본당과 이웃을 위하여 봉사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10-2 : 그리스도의 배필이며 성령의 성전인 교회의 신비(성당 봉헌)>영성체송 1베드 2,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바오로 사도는 분열과 시기의 홍역을 치른 코린토 교회의 신자들에게 교회의 봉사자들이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하는지 훈계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교회를 잘 설계하는 지혜로운 건축가로서 최선을 다해서 그 역할을 하였으며, 어떤 이는 실제로 그 집을 짓는 사람의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도 교회 안에서, 서로 다르지만 모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 줍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은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4세기에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지어 봉헌한 라테라노 대성전은 로마에 있는 최초의 바실리카 양식의 성당입니다. 성 베드로 대성전만큼 웅장하지는 않지만, 가톨릭 교회의 오랜 역사와 전통 안에서 교회 일치의 구심점 구실을 톡톡히 한 성전이지요. 오늘 우리가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을 지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성전은 겉으로 보이는 건물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1코린 3,16)이라는 오늘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는 저마다 하느님의 영이 머무르시는 살아 있는 성전입니다. 그렇게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으로 귀합니다. 우리 교회, 곧 하느님의 성전은 그리스도 예수님과 사도들을 바탕으로 지금도 지어지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한편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의 사도직을 크게 강조하면서,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평신도들이야말로 세상을 복음화하는 참된 주역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적 위로와 공동체의 돌봄에만 기대고, 한편으로는 사제들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교우들의 모습을 볼 때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의 한 구성원으로 복음을 실천하고 복음화에 앞장서는 주역이 되어 보면 어떨까요?
한국 천주교회는 스스로 진리를 찾아 나아가다, 신앙이라는 보물을 발견하고 그것을 높이 치켜든 평신도들이 키워 낸 교회입니다. 그들은 가진 것을 다 팔아, 목숨까지 바치며 그 보물을 지켰습니다. 신앙 선조들에 대하여 공부하고, 우리 신앙이 왜 그리 귀하고 소중한지 새롭게 발견합시다. 그리고 그 신앙으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