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2일 수요일
[홍]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성 요사팟 주교는 1580년 무렵 우크라이나의 동방 교회 가문에서 태어났다. 장사보다는 영혼 문제에 관심이 더 많았던 그는 뛰어난 상인이 되기를 바랐던 부모의 뜻을 저버리고 수도원에 들어갔다. 이후 사제품을 받은 그는 수도원장까지 맡아 수도회 개혁을 주도하였다. 주교가 된 뒤에 교회의 일치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가 1623년 이교도들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1867년 비오 9세 교황께서 요사팟 주교를 시성하셨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임금들아, 들어라. 지혜를 배워라.>6,1-11
화답송시편 82(81),3-4.6-7(◎ 8ㄱ)
복음 환호송1테살 5,18
복음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17,11-19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10,39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아버지가 정년퇴직을 몇 년 앞두고 위암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수술 뒤에도 힘겹게 투병하시면서 퇴직 때까지 성실히 근무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못지않게 수고하신 분은 어머니셨습니다. 날마다 아버지의 점심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하셨고, 가려움으로 잠 못 이루시는 아버지와 늦게까지 화투를 치시고는 하였지요. 그러다 졸음이 쏟아지면 가까스로 잠드셨습니다.
어느 날 새벽 어머니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뜨셨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당신을 내려다보고 계셨는데, 연신 눈물을 쏟으셨답니다. “왜 그래요?” 하고 물었더니 아버지가 울먹이며 말씀하시더랍니다. “나 같은 사람하고 지금까지 살아 주어서 고마워!” 그날 이후 아버지는 전혀 다른 분이 되셨습니다.
아버지는 많은 이의 인정과 신뢰를 받으셨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참 좋은 분이셨지만, 가족들에게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당시의 여느 아버지처럼 가부장적이셨고, 술기운을 빌려 자녀들에게 손찌검을 하시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그런 분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입니다. 아버지는 퇴직 뒤에 어머니와 함께 날마다 미사를 다니시고, 두 분은 매리지 엔카운터(ME) 부부가 되어 날마다 열심히 기도하셨지요.
오늘 복음에서 사마리아 사람 한 명만이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습니]다”(루카 17,15-16). 아버지의 모든 변화는 어느 날 새벽, 이러한 ‘감사’가 아버지의 마음에 찾아들며 시작되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하고 지금까지 살아 주어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