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지혜는 영원한 빛의 광채이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활동의 티 없는 거울이다.>7,22ㄴ―8,1
화답송시편 119(118),89.90.91.130.135.175(◎ 89ㄱ)
복음 환호송요한 15,5 참조
복음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17,20-25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3(22),1-2
루카 24,3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서의 종말론에 해당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에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가 오는 시간을 물었더니, 시간이 아닌 장소를 말씀하신 셈입니다. 시간을 말씀하시지 않은 까닭은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는 방식으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아무 때나 어디서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런 사건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예수님의 공생활을 관상하는 묵주 기도의 빛의 신비 3단은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심을 묵상합시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공생활 맨 처음부터 줄곧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가르치셨습니다. 그분 공생활의 첫 말씀은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였습니다. 특히 루카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자렛 회당에서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는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읽으신 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4,21)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왔음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를 당신의 인격과 활동에 일치시키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주도권은 하느님께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는 자기의 선함으로 얻어 내야 할 어떤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얻어 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어 받아들이고 응답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는지, 어디인지를 묻기보다 그 나라를 반갑게 맞아들이면서 그 나라에서 환영받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