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1일 금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이날은 동방 교회의 신자들과 함께,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실 때 은총을 가득히 채워 주신 그 성령의 감도로 성모님께서 아기 때부터 하느님께 봉헌되신 것을 기리는 날이다. 성모님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는 성모님께서 세 살 되시던 해에 성전에서 하느님께 성모님을 바쳤다고 전해 온다. 이날은 본디 6세기 중엽 예루살렘 성전 가까이에 세워진 새로운 성모 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날이었는데, 1472년 식스토 4세 교황께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로 선포하셨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딸 시온아, 즐거워하여라. 내가 이제 가서 머무르리라.>2,14-17
화답송루카 1,46ㄴ-47.48-49.50-51.52-53.54-55
복음 환호송루카 11,28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12,46-50
예물 기도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신 성자께서
어머니의 순결을 손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거룩하게 하셨으니
저희가 성자의 인성으로 도움을 받고 죄에서 벗어나
주님 마음에 드는 제물을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영성체송 루카 11,2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입니다. 요아킴과 안나가 성모님께서 세 살 되시던 해에 성전에서 하느님께 성모님을 바친 것을 기리는 날입니다.
아들이나 딸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른 집 아들딸들이 사제나 수도자의 길을 간다고 하면 축복받았다고 말하다가도 정작 자신의 자녀가 그 길을 가겠다고 하면 대다수가 펄쩍 뜁니다. 제 경우에도 그러하였습니다.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 밤새워 가족회의를 하였습니다. 제 편을 들어 주는 이는 하나도 없었고, 넉넉한 살림은 아니어도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자며 저를 붙잡았습니다. 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아버지가 신학교 입학을 허락하셨습니다. 입을 꾹 다문 채 눈물만 흘리며 버티는 저의 모습을 보시고 사람이 하는 일 같지 않음을, 범상치 않음을 느끼셨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와 형제들이 당신을 찾아왔지만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마태 12,48)라고 반문하시고는 당신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12,49-50).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처음에 지니셨던 봉헌의 마음을 새롭게 하셨겠지요. 성모님께서도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에 하느님의 뜻을 곰곰이 헤아리시며, 아들 예수님을 다시 하느님께 봉헌하셨으리라 여겨집니다. 봉헌은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 기도 때 바치는 봉헌 기도처럼 두고두고 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