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수요일
[녹]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85(84),9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사람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5,1-6.13-14.16-17.23-28
화답송다니 3,62.63.64.65.66.67(◎ 59ㄴ)
복음 환호송묵시 2,10 참조
복음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21,12-19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17(116),1-2
마태 28,2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루카 21,18). 오늘 복음에서 저에게 와닿은 구절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날 불쑥 ‘내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돌려받을 것입니다. 아니, 하느님께서는 넘치도록 후하게 우리에게 갚아 주실 것입니다(6,38 참조).
이러한 하느님의 뜻을 알지 못하고 오만방자한 사람의 모습을 우리는 오늘 독서의 벨사차르 임금에게서 봅니다. 임금은 천 명에 이르는 대신들을 거느리고 큰 잔치를 엽니다. 그러고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빼앗아 온 금은 기물들을 내오게 하여 그것으로 호기롭게 술을 마시려 합니다. 그러나 손가락 하나가 나타나 벽에 글을 씁니다. 하느님께서 그 왕국의 날수를 헤아리셨고, 그 임금을 저울로 달았더니 무게가 모자라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자기의 힘을 자랑하지만, 그는 하느님 앞에서 그저 가벼운 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녀들을 향한 세상의 박해를 예고하시면서도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21,14)라고 하십니다. 영원과 부활을 확신하며 오늘을 충실히 살라고 하십니다. 구상 시인의 “오늘”이라는 시를 함께 묵상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