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 토요일
[백]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요한 사도는 열두 사도 가운데 한 명이다. 어부 출신인 그는 제베대오의 아들로, 야고보 사도의 동생이다. 두 형제는 호숫가에서 그물을 손질하다가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고 제자가 되었다. 요한 사도는 성경에서 여러 차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로 표현되며, 예수님의 주요 사건에 함께하였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성모님을 맡기셨다. 전승에 따르면, 요한 사도는 스승을 증언하였다는 이유로 유배 생활을 하였고, 그 뒤 에페소에서 세상을 떠났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1,1-4
화답송시편 97(96),1-2.5-6.11-12(◎ 12ㄱ)
복음 환호송
복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20,2-8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요한 1,14.1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성탄 팔일 축제 기간의 전례에는 예수님 때문에 목숨을 잃은 이들이 나옵니다.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26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28일), 성 토마스 베케트 주교 순교자(29일)이지요.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자 태어나신 분 때문에 생명을 빼앗긴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얼핏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시려는 참생명이 무엇인지 묵상하게 합니다.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인 오늘, 복음은 요한 사도를 엊그제 태어나신 주님의 무덤으로 데려갑니다. 무덤과 수의가 아기 예수의 탄생과 상관이 있을까요? 상관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고자 태어나셨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당신 몸을 먹이시고 생명을 주십니다.
이것은 아기 예수님께서 짐승의 밥그릇인 구유에 누이셨다는 사실에 담긴 하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누이신 구유는 죽은 이를 넣는 관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동방 교회의 성탄 이콘 가운데 루블료프의 성화에서는 아기가 누워 있는 구유가 마치 작은 관처럼 보이는데 그 관은 저승처럼 깊은 어둠 속에 놓여 있지요. 아기의 옷 또한 신생아의 배내옷이라기보다 시신을 싼 수의처럼 보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위하여 태어나셨고, 우리를 살리시려고 돌아가셨음을 표현합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 무덤에 가장 먼저 도착하였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티베리아스 호숫가에 나타나셨을 때 그분을 가장 먼저 알아볼(요한 21,7 참조) 만큼 그분과 특별한 관계를 누렸던 요한 성인은 이 모든 진리의 생생한 증인입니다(1요한 1,1 참조). 주님께서 가르치신 ‘사랑’을 끝까지 증언한 사랑의 성 요한 사도의 말을 새겨들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