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7일 화요일

[백] 설

『로마 미사 경본』: 기원 미사 25-1 / 『미사 독서』 Ⅳ: 기원 미사 16-1
<또는 새해 기원 미사(『로마 미사 경본』: 기원 미사 25 / 『미사 독서』 Ⅳ: 기원 미사 16)를 드릴 수 있다.>

오늘 전례 

오늘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설을 맞이하여 조상을 기억하며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며 덕담을 나눕니다. 그렇지만 새해가 시작되는 이날에도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하며 잠깐 나타났다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의 충실한 종으로서 늘 깨어 준비하고 있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마태 28,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본기도 

시작이시며 마침이신 주 하느님,
오늘 새해 첫날을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오니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베푸시어
저희가 조상들을 기억하며 화목과 친교를 이루게 하시고
언제나 주님의 뜻을 따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 민수기의 말씀입니다.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0(89),2와 4.5-6.12-13.14와 16(◎ 17ㄱ)

◎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 산들이 솟기 전에, 땅이며 누리가 생기기 전에, 영원에서 영원까지 당신은 하느님이시옵니다.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사옵니다. ◎
○ 당신이 그들을 쓸어 내시니, 그들은 아침에 든 선잠 같고, 사라져 가는 풀과 같사옵니다. 아침에 돋아나 푸르렀다가, 저녁에 시들어 말라 버리나이다. ◎
○ 저희 날수를 헤아리도록 가르치소서. 저희 마음이 슬기를 얻으리이다. 돌아오소서, 주님, 언제까지리이까? 당신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 아침에 당신 자애로 저희를 채워 주소서. 저희는 날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당신 하신 일을 당신 종들에게, 당신 영광을 그 자손들 위에 드러내소서. ◎

제2독서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
4,13-15
사랑하는 여러분,
13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14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15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시편 145(144),2

◎ 알렐루야.
○ 나날이 당신을 찬미하고 영영 세세 당신 이름을 찬양하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를 살펴 주시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며 복음을 실천하고, 사랑이 넘치는 따뜻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오래도록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저희 겨레를 살펴 주시어, 새로이 밝은 이 해에 남과 북이 화해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소서.

3. 세상을 떠난 조상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세상을 떠난 조상들을 지켜 주시어, 이 세상에서 희로애락을 겪으며 최선을 다한 그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저희 지역 사회를 굽어살피시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지역의 고유성을 지키며 더불어 살기 좋은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예물 기도 

주님,
새해 첫날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감사와 찬미의 예물을 봉헌하오니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뜻을 따르며
한 해 내내 주님의 풍성한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한국 고유 감사송 2 : 창조와 구원의 하느님>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특히 오늘 설날을 맞이하여 더욱 정성 들여 찬양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시간의 주인이시며 위대한 예술가이시니
하늘에서는 해와 달과 별들의 무리가 조화를 이루고
땅에서는 모든 생명이 평화로이 한 가족을 이루게 하시나이다.
또한 저희 조상들을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셨으며
때가 차자 아드님의 완전한 파스카 제사를 받아들이시고
저희가 주님의 자녀로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하셨나이다.
주님께서는 끊임없이 저희에게 생명의 영을 주시어
부활하신 아드님을 만나게 하시고
이 세상에서 양식과 건강을 주시며
더 큰 자유와 행복의 나라로 이끄시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는 하늘과 땅의 모든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찬양하며 환호하나이다.

영성체송 히브 13,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시다.

영성체 후 묵상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이렇게 말하지만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하며, 곧 사라지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서로 복을 빌어 주며 시작하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주님께서 원하시면”이라는 말을 잊지 맙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친교의 제사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올해도 저희가 주님의 보호로 모든 해악에서 벗어나
주님 안에서 언제나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로 우리는 벌써 새해를 세 번째로 맞이합니다. 교회 전례력의 새해, 양력 1월 1일, 그리고 오늘 설까지, 올해만도 여러 번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그런데 다들 새해를 맞이하며 세운 계획들은 잘 지키고 계신가요? 아마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작심삼일’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듯합니다. 왜 그럴까요? 생각해 보면, 결국은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에 대한 답을 오늘 전례 안에서 찾아봅니다. 오늘 제2독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야고 4,14-15).
그렇습니다. 어떤 계획이든 우리의 힘만으로는 온전히 이룰 수 없습니다. 신앙 안에서의 계획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주님 마음에 드는 계획일수록, 더욱 그분의 도우심을 청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새해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먼저 주님께 청하는 다짐으로 출발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종도 대단한 일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주인을 의식하며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계획보다 먼저 주님을 기억하고 따르는 자세를 되새기게 합니다.
더욱이 우리가 청하고 부를 그분께서는 오늘 독서와 화답송 그대로, 우리에게 힘을 주실 분이십니다. 그러니 올 한 해에는 어떤 일을 하든지 우리의 입에서 “주님”이라는 이름이 떠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아이고 죽겠네.”가 아닌, “아이고, 주님”을 먼저 부르는 삶. 그 고백 하나가 우리의 걸음을 분명히 달라지게 할 것입니다.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민수 6,27).

(진슬기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