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9일 목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다윗 가문의 요셉은 갈릴래아의 나자렛에서 목수로 일하는 의로운 사람이었다(마태 13,55; 1,19 참조). 그는 같은 나자렛에 살고 있던 마리아와 약혼하였는데, 함께 살기도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을 잉태한다.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요셉은 파혼하기로 작정하며 고뇌하지만, 천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깨닫게 되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이로써 요셉 성인은 성가정의 수호자가 되어 예수님과 성모님을 보호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였다. 또한 성인은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며 거룩한 교회의 보호자다.
우리나라는 교회 설정 초기 조선대목구가 속한 북경교구의 수호성인인 요셉 성인을 조선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모셔 오다가, 1838년 앵베르 주교의 요청으로 요셉 성인과 함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모셔 왔다. 그 뒤 주교회의 2015년 추계 정기 총회에서, 오직 한 수호자만 모셔야 한다는 교황청 경신성사부의 의견에 따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만을 한국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정하였다.
오늘 전례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예수님을 기르는 일에 헌신한 의로운 요셉 성인을 기리고, 성인의 믿음과 덕을 본받기로 다짐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입당송 루카 12,42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조상 다윗의 왕좌를 주시리라(루카 1,32 참조).>7,4-5ㄴ.12-14ㄱ.16
화답송시편 89(88),2-3.4-5.27과 29(◎ 37ㄱ)
제2독서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였습니다.>4,13.16-18.22
복음 환호송시편 84(83),5 참조
복음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1,16.18-21.24ㄱ
2,41-51ㄱ
예물 기도
감사송
<요셉 성인의 사명>영성체송 마태 25,21
영성체 후 묵상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주님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요셉은 꿈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주님의 천사의 말을 듣고 잠에서 깨어나 그대로 하였습니다.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충실하고 지혜로운 종, 성가정의 가장, 예수의 양부 ……. 요셉 성인을 설명하는 수식어는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그분에 대한 구체적 기록은 놀라울 만큼 적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그 감추어진 자리에서 풍겨 나오는 요셉 성인의 겸손한 존재감이 우리의 마음을 깊이 울립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전하며 마리아보다 요셉에게 더 큰 비중을 둡니다. 요셉은 ‘의로운 사람’으로 드러납니다. 성경이 말하는 의로움의 기준은, 하느님의 법과 계명을 지키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이웃에게 선을 베푸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셉이 마리아를 대하는 태도는 계명이 제시하는 의로움을 넘어섭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는 법을 지키는 일보다, 계명을 완수하는 일보다도 ‘마리아를 지키는 일’을 선택합니다. 마리아의 사정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자 조용히 물러나려 하고, 꿈속에서 들은 천사의 말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입니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순간, 마음이 무너질 수도 있는 자리에서 요셉은 담대하고 고요합니다. 그저 주님께서 천사를 통하여 들려주신 말씀을 따라 걸어갈 뿐입니다. 마리아가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고백하였다면, 요셉은 그 고백을 침묵 속에 행동으로 보여 준 사람입니다.
우리도 요셉 성인의 겸손을, 사람을 먼저 살리는 참된 의로움을, 성인의 담대함과 고요함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성가정의 가장이자 보편 교회의 수호자인 요셉 성인의 전구로 모든 가정과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 안에 요셉을 닮은 이들이 넘쳐 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