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2일 일요일

[백]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대희년인 2000년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신심이 매우 깊었던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였다. 그 자리에서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특별히 하느님의 자비를 기릴 것을 당부하였다. 이에 따라 교회는 2001년부터 해마다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느님의 크나큰 자비에 감사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 전례 

교회는 오늘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정하여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기리는 날로 삼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내려 주시며 죄를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자비로 죄를 용서받았습니다. 이 자비를 깨달을 때마다 우리는 부활의 기쁨을 체험합니다.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며 기쁜 마음으로 이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1베드 2,2 참조

갓난아이처럼 영적이고 순수한 젖을 갈망하여라. 너희는 그 젖으로 자라나 구원을 얻으리라. 알렐루야.
<또는>
4에즈 2,36-37
너희는 영광과 기쁨을 누려라. 하늘 나라로 너희를 부르신 하느님께 감사드려라. 알렐루야.

본기도 

영원히 자비로우신 하느님,
해마다 파스카 축제로 저희 믿음을 불타오르게 하시니
더욱 풍성한 은총을 베푸시어
물로 깨끗해지고 성령으로 새로 난 이들이
성자의 피로 얻은 구원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닫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2,42-47
형제들은 42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43 그리고 사도들을 통하여 많은 이적과 표징이 일어나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44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45 그리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46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47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8(117),2-4.13-15ㄱㄴ.22-24(◎ 1)

◎ 주님은 좋으신 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또는
◎ 알렐루야.
○ 이스라엘은 말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아론의 집안은 말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말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
○ 나를 밀치고 밀쳐 쓰러뜨리려 해도, 주님은 나를 도와주셨네. 주님은 나의 힘, 나의 노래. 나에게 구원이 되어 주셨네. 의인들의 천막에서 울려 퍼지는 기쁨과 구원의 환호 소리. ◎
○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주님이 이루신 일, 우리 눈에는 놀랍기만 하네. 이날은 주님이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며 즐거워하세.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시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셨습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
1,3-9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크신 자비로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시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셨고, 4 또한 썩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시들지 않는 상속 재산을 얻게 하셨습니다.
이 상속 재산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5 여러분은 마지막 때에 나타날 준비가 되어 있는 구원을 얻도록,
여러분의 믿음을 통하여 하느님의 힘으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6 그러니 즐거워하십시오.
여러분이 지금 얼마 동안은
갖가지 시련을 겪으며 슬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7 그러나 그것은 불로 단련을 받고도
결국 없어지고 마는 금보다 훨씬 값진 여러분의 믿음의 순수성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밝혀져,
여러분이 찬양과 영광과 영예를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
8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본 일이 없지만 그분을 사랑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그분을 보지 못하면서도 그분을 믿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 속에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9 여러분의 믿음의 목적인 영혼의 구원을 얻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부속가

<자유로이 할 수 있다.>
파스카 희생제물 우리모두 찬미하세.
그리스도 죄인들을 아버지께 화해시켜
무죄하신 어린양이 양떼들을 구하셨네
죽음생명 싸움에서 참혹하게 돌아가신
불사불멸 용사께서 다시살아 다스리네.
마리아 말하여라 무엇을 보았는지.
살아나신 주님무덤 부활하신 주님영광
목격자 천사들과 수의염포 난보았네.
그리스도 나의희망 죽음에서 부활했네.
너희보다 먼저앞서 갈릴래아 가시리라.
그리스도 부활하심 저희굳게 믿사오니
승리하신 임금님 자비를 베푸소서.

복음 환호송요한 20,29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토마스야,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 알렐루야.

복음

<여드레 뒤에 예수님께서 오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9-31
19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24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25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26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28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29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30 예수님께서는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많은 표징도
제자들 앞에서 일으키셨다.
31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의 주님, 주님의 말씀을 충실히 지키며 살아가려는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교회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위로하며 그들의 안식처가 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저희 겨레를 굽어살피시어, 진실로 배려하고 믿음으로 화해하며 평화로이 대화하도록 도와주소서.

3. 노숙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저마다의 사정으로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보호하시어, 몸과 마음이 다치지 않게 하시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찾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저희 지역 사회에 강복하시어, 저희가 다른 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게 하시고, 이해하고 공감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과 세례로 새로 난 자녀들)이 바치는 제사를 받으시어
주님의 이름을 믿고 세례로 새로 난 저희에게
영원한 행복을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 밤(날, 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20,27 참조

네 손을 넣어 못 자국을 확인해 보아라.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계신 분의 발 앞에 엎드려 토마스 사도처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고 고백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고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이 신비를 마음속에 간직하여 삶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 나오는 토마스 사도의 모습은 사실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의심과 확신 사이를 오가며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토마스 사도의 말은 단순한 불신의 표현이라기보다 정말로 부활을 믿고 싶다는 간절한 절규이며 하느님의 현존을 직접 체험하고 싶다는 갈망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두려움에 떨며 숨어 있던 제자들 한가운데로 오십니다. 그리고 부활의 증거로 당신의 상처를 보여 주십니다. 제자들은 그 상처 안에서, 인간의 미움과 폭력까지 떠안으신 하느님, 우리를 위하여 희생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봅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라고 하신 말씀처럼 죽음까지 이겨 낸 사랑의 증거로서 상처를 본 것입니다. 이 상처를 통하여 부활을 만난 제자들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믿음이 그들을 고립과 두려움에서 끌어내어 새로운 삶으로 이끈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은 지금도 교회 안에, 우리 공동체 안에 살아 있습니다. 상처 없고 문제없는 공동체가 아니라 서로의 상처와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하는 공동체, 그리고 그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아파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알아볼 때, 우리는 부활의 힘을 체험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인 오늘, 사랑의 하느님, 그 사랑 때문에 마음 아파하시는 하느님을 깊이 묵상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한 주간, 말과 행동으로 기쁘게 부활을 고백하며, 사도들의 이 신앙 고백이 우리 삶으로 울려 퍼지기를 희망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20,28)

(김도형 스테파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