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3일 토요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 전야 미사
이 미사는 토요일 저녁, 성령 강림 대축일 제1 저녁 기도 앞이나 뒤에 드린다.
입당송 로마 5,5; 8,11 참조
본기도
하느님의 광채, 그 밝은 빛을 저희에게 비추어 주시고
은총으로 새로 난 신자들의 마음도
성령의 빛으로 굳세게 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땅의 말을 뒤섞어 놓으셨기 때문에 그곳을 바벨이라 하였다.>11,1-9
19,3-8ㄱ.16-20ㄴ
화답송시편 104(103),1-2ㄱ.24와 35ㄷ.27-28.29ㄴㄷ-30(◎ 30 참조)
제2독서
<성령께서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8,22-27
복음 환호송
복음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7,37-39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에 성령을 보내 주시어, 성령의 은총으로 세상 모든 이가 참사랑을 실천하며 성덕으로 나아가도록 이끌게 하소서.
2. 경제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이 땅의 경제인들을 주님의 정의로 이끌어 주시어, 노동자의 안전과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공동선을 실현하며 참된 경제 발전을 이루게 하소서.
3.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사회 안에서 갖가지 이유로 고통받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저마다 자기 존엄을 지키고, 주님께서 주시는 희망 속에서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생명의 가치를 지키려는 젊은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생명이신 주님, 젊은이들이 생명의 고귀함을 깊이 깨닫고, 그 소중함을 세상에 용기 있게 증언하며, 삶의 모든 순간에 생명을 존중하고 지키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성령 강림 감사송 : 성령 강림의 신비>영성체송 요한 7,3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파견
<파견 때에 부제가, 부제가 없으면 사제가 교우들을 향하여 말한다.>오늘의 묵상
“김포평야에 아파트들이 잘 자라고 있다 // 논과 밭을 일군다는 일은 / 가능한 한 땅에 수평을 잡는 일 / 바다에서의 삶은 말 그대로 수평에서의 삶 / 수천 년 걸쳐 만들어진 농토에 // 수직의 아파트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 농촌을 모방하는 도시의 문명 / 엘리베이터와 계단 통로, 그 수직의 골목 // 잊었는가 바벨탑 / 보라 한 건물을 쌓아 올린 언어의 벽돌 / (중략) / 그렇게 수평이 수직을 다 모방하게 되는 날 / 온 세상은 거대한 하나의 탑이 되고 말리라”(함민복, “김포평야”).
함민복 시인은 김포평야에서 논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바벨탑을 떠올립니다. 수평적 삶의 형태가 수직으로 대체되는 현실을 경고합니다.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을 더 높이, 더 빠르게 쌓아 올리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바벨탑은 인간의 힘만으로 하늘에 닿으려던 교만의 결말을 보여 줍니다. 그들은 하느님 없이도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언어가 뒤섞이고 온 땅으로 흩어진 그들처럼, 현대 문명 또한 하느님 없이 모든 것을 이루려고 한다면 소통의 단절과 파멸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 반면 제2독서와 복음은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성령께서 오시어 우리를 도와주시리라고 전합니다. 바벨탑에서 흩어졌던 인류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서 다시 하나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논밭을 일구어야 합니다. 수직으로 쌓기보다 수평을 잡아야 합니다. 서로 형제자매라 부르고, 피조물과 함께하며,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는 수평의 관계. 이 모든 것은 성령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오늘, 바벨탑이 아니라 오순절 다락방으로 성령께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