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9일 금요일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오늘은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의 동료 순교 복자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124위 복자들은 103위 성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순교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고 각 지역에서 현양되던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순교자들이다.
대표 순교자인 윤지충 복자의 순교일은 12월 8일이지만, 이날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이다. 이 때문에 한국 교회는 그가 속한 전주교구의 순교자들이 많이 순교한 5월 29일을 기념일로 정하고 순교자 현양을 위하여 성대하게 지내도록 하였다. 한편 교구장의 재량에 따라 성 바오로 6세 교황 기념일도 선택하여 거행할 수 있게 하였다(주교회의 2019년 추계 정기 총회).
입당송
성인들의 영혼이 하늘에서 기뻐하네.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고, 그분을 사랑하여 피를 흘렸으니, 그리스도와 함께 끝없이 기뻐 춤추네.
이 성인들은 주님을 위하여 영광스럽게 피를 흘렸네. 살아서는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분 따라 죽어서는 승리의 월계관을 받았네.
본기도
제1독서
<나는 거룩한 법을 위하여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 그 모범을 남기려고 합니다.>6,18.21.24-31
화답송시편 34(33),2-3.4-5.6-7.8-9(◎ 5ㄴ 참조)
복음 환호송야고 1,12
복음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12,24-26
예물 기도
거룩하신 아버지,
순교 성인들을 기억하며 드리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주님의 종인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이름을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순교자 감사송 1 : 순교자들의 증거와 모범>영성체송 루카 22,28-3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내가 시련을 겪는 동안 나와 함께 있었으니, 나는 너희에게 나라를 준다. 너희는 내 나라에서 내 식탁에 앉아 먹고 마시리라.
보라, 하느님 앞에 성인들이 받을 큰 상이 쌓여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죽었으니 영원히 살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거룩한 순교자들에게 십자가의 오묘한 신비를 밝혀 주셨으니
저희가 이 제사로 힘을 얻고 언제나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교회 안에서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하여 일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청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청소년의 세계를 버려야 합니다. 청소년 세계의 알을 깨뜨리고, 그 세계에서 죽지 않으면 어른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도 말합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밀알이 자기 세계를 깨뜨리지 못하면, 죽지 않고 밀알로 계속 남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변환기에 옛 삶에서 죽지 못하면 퇴보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참으로 잘 준비한 분들입니다. 1791년, 양반이었던 윤지충은 조상의 제사를 지내기를 거부하여 참수형으로 순교하였습니다. 윤지충과 동료 순교자들은 이 세상의 원리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원리를 따르며 기꺼이 죽음을 선택하였습니다. 그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오늘 한국 천주교회로 자라났습니다. 그의 신앙의 씨앗은 오늘 우리에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우리에게도 깨야 하는 껍데기가 있습니다. 하느님을 멀리하라는 온갖 유혹, 탐욕, 시기, 질투, 미움이라는 죄의 껍데기입니다. 이러한 세상의 껍데기를 깨지 못하면 영원한 생명으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에게 전구를 청하며, 오늘 우리도 조금씩 이 세상의 껍데기를 깨고 성령의 날개를 달고 하느님께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