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9일 일요일
[녹] 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한국 교회는 해마다 7월 셋째 주일을 농민 주일로 지내고 있다(주교회의 1995년 추계 정기 총회 결정). 이날 교회는 농민들의 노력과 수고를 기억하며 도시와 농촌이 한마음으로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맞갖게 살도록 이끈다. 각 교구에서는 농민 주일에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하여 농업과 농민의 소중함과 창조 질서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16주일이며 농민 주일입니다. 교회는 주일마다 함께 모여 주님의 파스카를 기념합니다. 말씀과 생명의 빵 안에 계시는 성자를 알아 뵙고, 그분을 참된 예언자요 목자로 모시어, 영원한 기쁨의 샘에 이르게 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입당송 시편 54(53),6.8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십니다.>12,13.16-19
화답송시편 86(85),5-6.9-10.15-16ㄱ(◎ 5ㄱ)
제2독서
<성령께서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8,26-27
복음 환호송마태 11,25 참조
복음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13,24-43
13,24-3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살펴 주시어, 교회가 주님 말씀을 따르는 본보기가 되게 하시고, 영원한 생명과 구원의 기쁜 소식을 널리 전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세계 모든 지도자의 마음을 주님의 평화로 이끄시어, 그들이 세상 모든 이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서로 협력하도록 도와주소서.
3. 농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창조주이신 주님, 농민 주일을 맞이하여 기도하오니 농민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땅의 선물을 충실히 돌보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안정된 생활을 이어 가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로우신 주님, 가정 공동체 구성원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 주시어,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따뜻한 격려와 도움을 주고받게 하시며, 사랑으로 서로 보듬어 안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묵시 3,20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세상의 밭에는 밀과 가라지가 섞여 자라지만, 수확 때가 되면 가라지는 불 속으로 들어가고 맙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자라면 큰 나무가 되는 겨자씨 같은 존재, 밀가루를 온통 부풀어 오르게 하는 누룩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종말에 의인들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본당에서 사목할 때, 배 과수원을 하는 가정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평생 배나무를 가꾸어 온 형제는 제게 아주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신부님, 과실나무는 가지치기 작업이 생명입니다. 지금 당장 열매를 잘 맺는 가지라고 해도 과감히 잘라 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더 좋은 열매를 계속해서 맛볼 수 없어요.” 그때에는 열매를 잘 맺는 가지를 왜 잘라 내야 하는지 바로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그 안에는 더 큰 생명을 향한 농부의 지혜가 담겨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에 관한 여러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이 비유들의 공통점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존재 안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겨자씨나 누룩처럼 작고 숨겨진 존재 안에도 무한한 생명력이 담겨 있습니다. 이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믿고 있는 농부는 서두르지 않고 인내하며 수확의 때를 기다립니다.
우리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농부’이십니다(요한 15,1 참조). 그분께서는 우리 마음의 밭에 당신 말씀의 씨앗을 뿌리십니다. 우리 안에 때로 악의 가라지가 섞여 자라더라도 주님께서는 좋은 밀까지 뽑힐세라 수확 때까지 묵묵히 지켜보며 기다려 주십니다. 우리가 스스로 악한 것을 분별하고 참포도나무이신 그리스도께 끝까지 붙어 있기를, 그렇게 하여 많은 열매를 맺는 ‘생명의 가지’로 거듭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때로는 아픈 가지치기 작업을 거치게 하시면서도, 마침내 우리를 풍요로운 결실로 이끌어 주십니다. 생명을 정성껏 가꾸고 돌보시는 하느님을 닮아, 우리 또한 작은 존재의 가능성을 믿으며 삶에서 위대한 기적을 일구어 내는 농부의 마음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