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1일 토요일
[녹]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105(104),3-4
본기도
제1독서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입니다.>1,18ㄴ-26
화답송시편 42(41),2.3.5ㄱㄴㄷㄹ(◎ 3ㄱㄴ 참조)
복음 환호송마태 11,29 참조
복음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14,1.7-11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0(19),6 참조
에페 5,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군종 신부로 지내면 성당에서뿐만 아니라 부대 안에서 이런저런 자리에 가야 하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회의나 공식 행사에서는 지정된 자리가 있어서 별 어려움이 없지만, 의무 교육을 듣는 시간에는 은근히 자리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강사나 교관이 너무 잘 보이는 앞자리에서 되도록 멀리, 그렇다고 너무 뒤에 앉으면 나중에 앞자리를 채우려고 앞으로 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니 그러한 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앞에서 3분의 2 지점 정도의 자리가 인기 있습니다. 성당에도 암묵적으로 지정된 자리가 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한번은 다른 본당 신자가 미사 때 와서 기존 신자가 평소 앉던 자리에 앉자, ‘내 자리’라며 다른 자리로 가라고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해진 것도 아닌데 괜히 서로 불편해지거나,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생깁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자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에 초대받았을 때, 먼저 끝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윗자리에 앉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주요 인사로 초대받은 경우라면 차라리 윗자리 어디쯤에 가서 앉는 것이 주최 측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 테지요.
다만 여기서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것은 겸손한 태도입니다. 나보다 더 이 자리에서 대접받을 자격을 갖춘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 나보다 잘난 사람이 많다는 것,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때 우리는 기꺼이 끝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으며 그러면서도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으로서 기쁘게 축하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찾아 앉아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 알고, 그렇게 하는 데에 망설이지 않을 용기와 겸손을 주님께 청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