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11일 수요일
[백]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마르티노 성인은 316년 무렵 판노니아(현재 헝가리의 솜바테이)의 이교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로마에서 공부한 다음 군인이 된 그는 어느 날 추위에 떨고 있는 거리의 걸인에게 자신의 외투 절반을 잘라 주었는데, 그날 밤 꿈속에 그 외투 차림의 예수님께서 나타나시는 신비 체험을 하고 나서 곧장 세례를 받았다. 그 뒤에 사제가 되었으며, 370년 무렵 프랑스 투르의 주교로 뽑혔다. 성인은 착한 목자로서 모범을 보이고, 수도원들을 세웠으며, 성직자들을 교육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다가 397년 프랑스 중부의 캉데생마르탱에서 선종하였다. 프랑스 교회의 초석을 놓은 그는 프랑스 교회의 수호성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존경받고 있다.
입당송 1사무 2,35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우리는 그릇된 길에 빠졌으나 하느님께서 당신 자비에 따라,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3,1-7
화답송시편 23(22),1-3ㄱ.3ㄴㄷ-4.5.6(◎ 1)
복음 환호송1테살 5,18
복음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17,11-19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25,40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이맘때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루카 17,18)라는 복음 말씀을 묵상할 때면 수험생들을 위한 미사가 기억납니다. 본당에 있었을 때 수능 전날 수험생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였는데 이 미사에는 평소 보이지 않던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그동안 성당에 나오지 못하였지만 중요한 때를 앞두고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뻤습니다.
다음날 수능이 끝난 뒤 저녁 미사를 봉헌하는데, 맨 앞줄에 한 학생이 앉아 있었습니다. 평소에 성당에 나오지 않다가 수능 전날 미사에만 나온 학생이었습니다. 놀라운 마음에 미사가 끝나고 그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수능도 끝났는데 가족들이랑 맛있는 거 먹지, 왜 성당에 왔어?” 그 친구가 답하였습니다. “그냥 ……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요.” 그래서 제가 “너 시험 잘 봤구나?” 하고 물었더니, 시험을 잘 보지는 못하였지만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왔다고 하였습니다.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고 나면, 그 기적의 순간에 멈추어 서서 그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렇게 자기가 바라던 일이 이루어진 것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그렇게 찾아온 좋은 일이 되풀이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 일을 이루어 주신 하느님을 바라보는 사람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는 자기에게 일어난 영광스러운 일을 넘어 그 일을 이루어 주신 하느님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의 영광을 넘어, 영원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뵈옵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