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13일 금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이 가르침 안에 머물러 있는 이라야 아버지도 아드님도 모십니다.>4-9
화답송시편 119(118),1.2.10.11.17.18(◎ 1 참조)
복음 환호송루카 21,28 참조
복음
<그날에 사람의 아들이 나타날 것이다.>17,26-3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3(22),1-2
루카 24,3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의 날”(루카 17,26), 곧 세상의 마지막 날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신학적으로 세상의 마지막 날은 하느님의 결정적 심판과 구원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때를 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이 마지막 날이 일어날 장소가 어디인지에 초점을 둡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17,37)라는 비유적 표현으로 그날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가 어떤 삶의 자세를 지녀야 하는지 가르쳐 주십니다.
여기서 시체는 하느님 앞에 죽어 있는 상태, 곧 영적으로 메말라서 굳어 버린 상태를 뜻하고, 독수리는 하느님 심판을 상징하는 동물을 뜻합니다. 하느님 앞에 죽어 있는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하느님의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는 말씀이지요.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마지막 날은 심판만이 아니라 구원도 드러나는 날이기에, 바꾸어 말하면, 하느님 앞에서 영혼의 생기를 돋우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하느님의 구원이 뒤따를 것이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세상의 마지막 날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삶에 대한 자세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앞에 살아 있다는 것은 늘 하느님을 바라보며 깨어 있음을 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로 나온 노아나 롯 시대의 사람들처럼 깨어 있지 않고 새로움 없이, 그저 그런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하느님 앞에 죽어 있는 삶입니다. 그러나 늘 새로움을 주시는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하느님의 뜻을 찾아 살아간다면, 날마다 되풀이되는 삶일지라도 그 안에서 차고 넘치는 생명력을 꽃피우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꽃잎이 떨어지고 맺는 열매의 이름이 바로 하느님의 구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