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14일 토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우리가 형제들을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진리의 협력자가 됩니다.>5-8
화답송시편 112(111),1ㄴㄷ-2.3-4.5-6(◎ 1ㄴ)
복음 환호송2테살 2,14 참조
복음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부르짖으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18,1-8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3(22),1-2
루카 24,3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교리 신학원에서 ‘우리가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가?’에 대하여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분명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지요. 첫째는 우리 기도의 내용이 하느님께서 이루시려는 선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 기도는 우리가 바라는 때가 아니라 하느님의 시간에, 그분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하느님의 시간’과 ‘우리가 바라는 때’가 분명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 다름을 이해해야 오늘 복음에 나오는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루카 18,8)이라는 말씀의 참뜻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 구원 역사의 시간은 우리 인간의 시간과 달리 어제, 오늘, 내일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기도가 하느님의 선과 일치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지체 없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지만, 그 기도가 이루어지는 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지금 당장’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였으니, 하느님께서 그 기도의 내용대로 지금 당장 해 주셔야 한다고 설득하거나 협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기도한 내용이 하느님의 시간에, 그분께서 바라시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낙심하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고 가르치시는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의 마지막에서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18,8)라고 물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기도하라고 말씀하시면서 요구하시는 것은 바로 이러한 믿음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하느님의 시간에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