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20일 금요일
[녹]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입당송 예레 29,11.12.14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나는 작은 두루마리를 받아 삼켰습니다.>10,8-11
화답송시편 119(118),14.24.72.103.111.131(◎ 103ㄱ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10,27 참조
복음
<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19,45-48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73(72),28
마르 11,23.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신학생 때 시험이 끝나고 피정에 들어갈 때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지내며 생긴 주변의 어지러움이 정리되어야 하느님을 더 고요히 만나는 피정을 순조롭게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 우리 인생에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기도의 집”(루카 19,46)이라고 부르시며, “강도들의 소굴”(19,46)로 변해 버린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이 성전 정화는 한마디로 중요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정화의 과정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강도들의 소굴’과 ‘기도의 집’을 대조하시며 인간의 탐욕보다 하느님의 거룩함이, 그리고 그분을 만나고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십니다.
기도는 우리의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하게 하지만, 탐욕은 두 손을 움켜쥐게 하여 땅에 묶어 둡니다. 기도는 “하느님이면 충분합니다.”라고 말하게 하지만, 탐욕은 우리에게 “아직도 부족하다.”라고 교묘히 속삭입니다. 이렇게 탐욕은 우리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게 하지만, 기도는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게 하여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비추어 주고, 우리 영혼을 맑게 하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바라보게 해 줍니다. 이 순간,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주님께서 우리 영혼을 깨끗하게 해 주시기를 간청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