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5일 일요일
[백] 주님 성탄 대축일 - 낮 미사
오늘 전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이 세상에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창조주께서 피조물이 되셨습니다. 가장 높으신 분께서 가장 낮은 이가 되셨습니다. 이 놀라운 강생의 신비로 우리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여 주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오늘을 경축합시다.
입당송 이사 9,5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제1독서
<땅끝들이 모두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52,7-10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5-6(◎ 3ㄷㄹ)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1,1-6
복음 환호송
복음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1-18
1,1-5.9-1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의 샘이신 주님, 구세주를 보내시어 저희를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시니, 교회가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며 세상 모든 이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그들을 주님께 이끌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의 주님,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 겨레를 굽어살피시어, 세계 정치의 흐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남과 북이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상생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3. 새 영세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사람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인 새 영세자들을 돌보아 주시어, 그들이 굳은 믿음으로 예수님을 본받고, 그 믿음을 삶에서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행복이신 주님, 저희 본당의 단체들을 굽어보시어,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를 체험하며 새 삶의 의미를 깨닫고, 모든 이가 서로 사랑하며 화목하게 활동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시편 98(97),3
영성체 후 묵상
믿는 이들은 사람이 되신 말씀을 통하여 참된 영광을 보고 은총을 받습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들은 사람이 되시어 오신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어둠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성체 안에서 참된 영광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믿음에 있습니다. 주님의 탄생을 경축하며 성체 안에 담긴 그분의 영광을 바라봅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에서 선포되는 복음은 요한 복음의 서문에 해당하는 ‘로고스 찬가’로서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의 정체를 밝혀 줍니다(『강론 지침』, 115항 참조). 요한 복음의 시작은 예수님을 하느님과 함께 “한처음”에 계시던 분, 곧 이전부터 존재하시던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시는 분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1장 14절은 말씀이 사람이 되신 사건, 곧 강생의 신비를 설명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이 문장을 원문에 가깝게 옮긴다면, “말씀이 살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장막을 치셨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표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살펴볼 표현은 ‘사람’보다는 ‘살’이나 ‘육체’라는 의미에 조금 더 가까운 그리스어 명사 ‘사륵스’입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이 단어를 사용하여 신성을 가진 말씀의 육화 사건을 강조합니다. 이와 함께 ‘장막을 치다’라고 번역할 수 있는 그리스어 동사 ‘스케노오’가 등장합니다. ‘장막’은 유목민이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성전과, 하느님께서 시나이산에서 그들과 맺으신 계약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장막 안에 현존하신다고 믿었습니다(탈출 25,8-9; 40,34; 1열왕 8,10-11.27 참조). 요한 복음서의 머리글은 말씀이 육신을 취하심으로써 하느님께서 그 육신 안에 머무르게 되셨다는 사실을 강조하려고 이 동사를 선택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 성탄 대축일을 보내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강생 사건을 통하여 드러난 구원의 신비를 깊이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우리가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도록 요청합니다. 본기도는 예수님 탄생의 이유와 그 의미를 설명합니다. “하느님, 저희를 하느님의 모습으로 오묘히 창조하시고 더욱 오묘히 구원하셨으니, 사람이 되신 성자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