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5일 월요일
[백] 주님 성탄 대축일 - 밤 미사
오늘 전례
주님 성탄 대축일, 참으로 기쁜 밤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위대하신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하늘의 군대와 함께 기뻐하며 노래합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입당송 시편 2,7
본기도
제1독서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9,1-6
화답송시편 96(95),1-2ㄱ.2ㄴ-3.11-12.13(◎ 루카 2,11 참조)
제2독서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2,11-14
복음 환호송루카 2,10-11 참조
복음
<오늘 너희를 위하여 구원자가 태어나셨다.>2,1-1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성자의 탄생을 경축하는 교회를 비추시어, 교회가 모든 사람을 섬기고 많은 이를 구원하러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충실히 본받도록 이끌어 주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된 통치자이신 주님, 이 땅의 정치인들에게 통찰과 식별의 은총을 주시어, 국민의 삶을 가장 먼저 살피며 시대정신을 읽고 주어진 사명을 올바로 실천하게 하소서.
3. 난민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전쟁이나 분쟁으로 삶의 자리를 떠나온 이들을 살펴 주시어, 마음의 평화를 찾아 주시고, 사회와 이웃의 환대 속에 생활하며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행복이신 주님, 저희 본당의 단체들을 굽어보시어,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를 체험하며 새 삶의 의미를 깨닫고, 모든 이가 서로 사랑하며 화목하게 활동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요한 1,14
영성체 후 묵상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축복이 되는 커다란 사건입니다. 그분께서 세상에 오심으로써 하늘과 땅이 연결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지상에 사는 우리도 천상의 양식을 받아 모시고 하늘로 이어지는 길을 걷게 됩니다. 우리 안에 오신 주님을 찬미하며 이 거룩한 밤을 보내야겠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내리는 한 줄기 빛에 모든 이가 감사하고 기뻐하며 환성을 올리는 참으로 아름다운 밤입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우리가 이 밤을 보내며 더없이 기뻐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요한 1,9),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마침내 이 세상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에게 빛이시며 은총이신 분, 바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 탄생하셨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에 따르면, 그는 ‘놀라운 경륜가’이자 ‘평화의 군왕’이라 불리며, 다윗 왕좌에 앉아 공정과 정의로 영원히 다스릴 이스라엘의 메시아이십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는 그런 위대한 분의 탄생과는 꽤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왕궁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나름 편안하고 아늑한 환경에서 태어나실 법한 기대와 달리, 여관방조차 얻지 못하여 마소의 여물을 담아 두는 구유를 첫 안식처로 삼아야 하셨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오늘 탄생하신 임금께서 앞으로 걸으셔야 할 길이 사람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 10,45). 이처럼 당신 백성을 섬기러 오신 메시아께서는 세상에 오시는 순간부터 열악하고 비천한 환경을 택하시어 가장 낮은 자리, 곧 섬기는 자리에 머무셨습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정말 여관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을까요? 일부러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스라엘이 그토록 기다려 온 구원자께서 이제 막 세상에 오셨는데, 그들은 여관의 작은 방조차 내드리지 않는 어리석음을 저지릅니다. 성탄절에 우리는 주님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습니까? 이렇게 기쁜 날, 세상일과 걱정에 사로잡혀 주님께 우리 마음속 작은 공간 하나 내드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여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