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5일 월요일
[백] 주님 성탄 대축일 - 낮 미사
오늘 전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이 세상에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창조주께서 피조물이 되셨습니다. 가장 높으신 분께서 가장 낮은 이가 되셨습니다. 이 놀라운 강생의 신비로 우리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여 주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오늘을 경축합시다.
입당송 이사 9,5
본기도
제1독서
<땅끝들이 모두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52,7-10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5-6(◎ 3ㄷㄹ)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1,1-6
복음 환호송
복음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1-18
1,1-5.9-1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의 샘이신 주님, 구세주를 보내시어 저희를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시니, 교회가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며 세상 모든 이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공직에 있는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국가의 역할과 시민의 권리를 올바로 깨닫고, 맡은 일 안에서 합리적으로 실천하게 하소서.
3. 새 영세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사람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인 새 영세자들을 돌보아 주시어, 그들이 굳은 믿음으로 예수님을 본받고, 그 믿음을 삶에서 실천하게 하소서.
4.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세상 속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저희를 굽어살피시어, 어려움에 놓여 방황할 때 주님의 굳센 팔로 잡아 주시고, 사랑과 기쁨과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시편 98(97),3
영성체 후 묵상
믿는 이들은 사람이 되신 말씀을 통하여 참된 영광을 보고 은총을 받습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들은 사람이 되시어 오신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어둠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성체 안에서 참된 영광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믿음에 있습니다. 주님의 탄생을 경축하며 성체 안에 담긴 그분의 영광을 바라봅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루카 2,11). ‘구원자’이시고 ‘주님’이시며 ‘그리스도’이신 분께서 탄생하셨다는 천사의 기쁜 소식이 온 세상에 울려 퍼지는 날입니다. 주님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위의 호칭들보다 심오한 예수님의 정체를 계시하며, 성자 강생의 신비를 한층 더 깊이 묵상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여기서 말하는 ‘한처음’은 세상이 창조되던 ‘한처음’(창세 1,1)을 훨씬 앞서는 시기, 곧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의 범주를 뛰어넘는 ‘한처음’입니다. 말씀이신 분께서는 그러한 ‘한처음’의 순간에 생겨나신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도 이미 존재하고 계셨던 분으로 드러납니다. 말씀은 하느님과 늘 함께 계셨으며, 그분도 하느님이셨습니다. 곧 아버지 하느님과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이신 성자 하느님이셨습니다. 성부의 창조 사업에 동참하시어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생명을 지니신 분으로 사람들을 비추는 빛이셨습니다. 곧 말씀은 당신을 통하여 창조된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모든 은총의 원천이셨던 것입니다.
말씀이시고 하느님이시며 빛으로 정의되시는 분께서 오늘 이 세상에 몸소 내려오셨습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당신의 본모습대로 내려오신 것이 아니라, 사람이 되시어, 곧 인간의 육을 취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사람이 되신 당신을 믿고 받아들이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 곧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 그리하셨습니다.
구유에 누워 곤히 잠든 이 아기는 이처럼 놀라운 신비로 가득하신 분이십니다. 초라한 마구간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는 영광이지만, 우리의 영적인 눈은 이미 그것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