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4일 목요일
[홍]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성인은 1894년 폴란드 즈둔스카볼라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에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하여, 1917년 성모 신심 단체인 ‘성모 기사회’를 설립하였다. 이듬해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은 콜베 신부는 평생을 선교사로 살아가다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였을 때 체포되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다. 그곳에서 수감자 한 명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수용소에서는 한 명이 탈출하면 열 명을 지목하여 처형하는 규칙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목된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에게는 가족이 있다며 울부짖자 콜베 신부가 그를 대신하겠다며 나섰다. 결국 콜베 신부는 다른 아홉 명과 함께 굶겨 죽이는 아사형을 받고 1941년 지하 감방에 갇혀 세상을 떠났다. 1982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그를 ‘자비의 순교자’라 부르시며 시성하셨다.
입당송 마태 25,34.40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님의 계약 궤가 너희 앞에 서서 요르단을 건널 것이다.>3,7-10ㄱㄴㄹ.11.13-17
화답송시편 114(113 상),1-2.3-4.5-6
복음 환호송시편 119(118),135
복음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18,21─19,1
예물 기도
영성체송 요한 15,13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성경에서 ‘일곱’은 완성의 숫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신 뒤 일곱째 날 쉬셨고, 노아는 방주에 정결한 짐승을 일곱 쌍씩 태웠으며, 그 방주는 일곱째 달에 아라랏산에 도착합니다. 아브라함은 아비멜렉과 계약을 맺을 때 어린 암양 일곱 마리를 따로 떼어 놓았고, 야곱은 에사우에게 다가갈 때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하였으며, 요셉의 꿈풀이에서 일곱이라는 숫자는 구원을 상징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형제를 몇 번이나 용서해야 하느냐는 베드로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일흔일곱 번”(마태 18,22)까지라도 용서하라고 답하십니다. 이 ‘일흔일곱 번’이라는 말은 구약 성경에도 나오는데(창세 4,24 참조) 히브리 말과 그리스 말 성경의 번역 차이로 ‘일흔 번씩 일곱 번’으로도 풀이됩니다. 중요한 것은 형제를 용서할 때 횟수를 세지 말고 완성에 완성을 거듭한 숫자, 곧 한없이 용서하라는 뜻입니다.
이어지는 매정한 종의 비유에서는 “만 탈렌트”(마태 18,24)와 “백 데나리온”(18,28)이 대조를 이룹니다. 한 탈렌트는 육천 데나리온인데, 한 데나리온이 일꾼의 하루 품삯에 해당하므로 이는 육천 일, 곧 열여섯 해 이상 일한 일꾼이 받는 하루 품삯의 총액입니다. 만 탈렌트는 그것의 일만 곱절이니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 액수입니다. 반면 백 데나리온은 일꾼의 백일 치 품삯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6,12)라는 ‘주님의 기도’의 청원을 떠올리는 대목입니다.
마태오 공동체가 고백하는 용서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할 수 있을까요? 많이 사랑받은 이는 많이 사랑할 수 있고, 많이 용서받은 이는 많이 용서할 수 있습니다. 사랑과 용서와 자비 앞에 붙는 숫자는 상대적이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