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5일 목요일
[백] 주님 성탄 대축일 - 낮 미사
오늘 전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이 세상에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창조주께서 피조물이 되셨습니다. 가장 높으신 분께서 가장 낮은 이가 되셨습니다. 이 놀라운 강생의 신비로 우리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여 주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오늘을 경축합시다.
입당송 이사 9,5
본기도
제1독서
<땅끝들이 모두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52,7-10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5-6(◎ 3ㄷㄹ)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1,1-6
복음 환호송
복음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1-18
1,1-5.9-1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의 샘이신 주님, 구원의 길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교회가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며 세상 모든 이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그들을 주님께 이끌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의 주님,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 겨레를 굽어살피시어, 세계 정치의 흐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남과 북이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아가게 하소서.
3. 새 영세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세례성사로 주님 안에서 새로 난 영세자들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어, 변하지 않는 믿음으로 아기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 가게 하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행복이신 주님, 저희 본당의 단체들을 굽어보시어,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를 체험하며 새 삶의 의미를 깨닫고, 모든 이가 화목하게 활동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시편 98(97),3
영성체 후 묵상
믿는 이들은 사람이 되신 말씀을 통하여 참된 영광을 보고 은총을 받습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들은 사람이 되시어 오신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어둠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성체 안에서 참된 영광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러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믿음에 있습니다. 주님의 탄생을 경축하며 성체 안에 담긴 그분의 영광을 바라봅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요한 복음서 전체의 요약이라 하겠습니다. ‘로고스 찬가’로 알려진 이 서문은 창조 이전의 “한처음”(1,1.2)에서 시작하여 창조를 거쳐(1,3 참조) 여러 세기에 걸쳐 준비된 말씀의 육화 사건을 장엄하게 선포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14)라는 구절은 이 찬가의 핵심으로, 그리스 말을 그대로 옮기면 “말씀이 살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천막을 치셨다.”입니다. ‘살’은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생생한 표현이자 피조물로서의 특성을 가리키는 가장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라는 교리에는 익숙하지만, 그분의 몸이 우리의 몸처럼 피로를 느끼고 병에 걸릴 수 있으며, 죽을 몸이요 냄새가 날 수도 있고 더러워지기도 하는 살이라는 사실에는 당혹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육화의 진실입니다.
육화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긍정이요 사랑 고백이라고 신학자 칼 라너는 말합니다. “‘영원이신 분’이 ‘시간’이 되셨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세상의 모든 현실에 대한 마지막 설명이신 분이 육신이 되셨다. …… 하느님께서 당신의 마지막 말씀, 가장 아름답고 가장 깊은 말씀을 세상에 보내셨다. …… 바로 이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세상의 한 부분이 되어 오시면서 하시는 말씀, ‘세상아, 너를 사랑한다, 사람아, 너를 사랑한다. 바오로야, 데레사야,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하기에 너와 같이 되었다. 네가 되었다. 너의 그 비참함, …… 너의 죽을 운명까지도 나의 것으로 삼아 너와 일치되고 싶었다’”(『소 전례력, 기도의 길』, 15-16). 이는 믿기 어렵지만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