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첫째 미사
오늘 전례
오늘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에 교회는 죽은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연옥의 영혼들을 위하여 정성껏 기도하며 그들이 하루빨리 정화되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간구해야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모두 예외 없이 맞이할 죽음을 생각하며 더욱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아가도록 결심해야겠습니다.
입당송 1테살 4,14; 1코린 15,22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19,1.23-27ㄴ
화답송시편 27(26),1.4.7과 8ㄷ과 9ㄱ.13-14(◎ 1ㄱ 또는 13)
제2독서
<그리스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5,5-11
복음 환호송마태 25,34 참조
복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5,1-12ㄴ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의 빛이신 주님, 주님의 백성인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통공 안에서 믿는 이들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하며, 이 구원 소식을 널리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주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을 굽어살피시어, 전쟁과 폭력을 멈추고 주님의 사랑과 정의로 참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3. 부부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 세상 부부들을 돌보아 주시어,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을 소중히 받아들이며, 주님의 일에 협조자가 되고 주님 사랑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위령 성월을 맞은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살펴 주시어, 공동체를 위하여 일하다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그들의 수고를 잊지 않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위령 감사송 1 :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부활의 희망>영성체송 요한 11,25-2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우리 가운데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자신도 분명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위령의 날에 우리는, 이러한 운명이 주님 안에서 죽음조차 소멸시킬 수 없는 영원한 생명으로 변모하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희망합니다. 영생에 대한 희망으로 우리보다 먼저 떠난 이들도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나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은 지금 우리의 삶도 변화시킬 것입니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허무감에 빠지지 않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길을 충실히 걸으면 죽음도 앗아 가지 못하는 구원을 예감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로부터 우리 교회는 신자들에게 ‘사말’ 교리를 가르쳐 왔습니다. 사말이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때의 네 가지, 곧 죽음, 심판, 천국, 지옥을 말합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결국 죽어서 심판을 받고, 그러고 나서는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야 하는데, 이를 옛 천주교 교리에서 ‘사말’이라고 부른 것이지요.
“여러분은 죽으면 어디로 갈 것 같으세요?” 교우들에게 이렇게 물으면 많은 분이 ‘연옥’이라 답합니다. ‘지옥’이라고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잘 살지는 못하였어도, 신자답게 살아 보려고 애써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 있게 ‘천국’이라고 말하지도 못합니다. 자신의 부족함과 잘못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옥은 우리가 영원히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충실하고 온전한 믿음의 삶을 살지 못한 영혼이 겪게 되는 ‘정화’ 과정이 연옥입니다. 우리는 연옥을 거쳐 하느님 곁으로 갑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고 희망입니다.
오늘 첫째 미사의 복음은 어제 복음과 같은 ‘참행복’에 관한 산상 설교입니다. 놀랍도록 큰 희망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행복은 마음이 가난하고, 슬퍼하고, 온유하며, 의로움을 간절히 바라고, 자비롭고, 마음이 깨끗하며, 평화를 이루고, 의로움 때문에 박해받아야 얻고 누리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에라도 속하면, 그래서 하느님께 가닿으면 됩니다. 참행복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우리 삶의 모든 길목에서 주어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죽음을 넘어 그것을 온전히 맛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