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둘째 미사
오늘 전례
오늘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에 교회는 죽은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연옥의 영혼들을 위하여 정성껏 기도하며 그들이 하루빨리 정화되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간구해야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모두 예외 없이 맞이할 죽음을 생각하며 더욱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아가도록 결심해야겠습니다.
입당송 4에즈 2,34-35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3,1-9
3,1-6.9
화답송시편 116(114─115),5-6.10-11.15와 16ㄱㄴㄹ(◎ 9)
제2독서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5,17-21
복음 환호송마태 11,25 참조
복음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11,25-3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의 빛이신 주님, 주님의 백성인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통공 안에서 믿는 이들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하며, 이 구원 소식을 널리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주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을 굽어살피시어, 전쟁과 폭력을 멈추고 주님의 사랑과 정의로 참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3. 부부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 세상 부부들을 돌보아 주시어,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을 소중히 받아들이며, 주님의 일에 협조자가 되고 주님 사랑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위령 성월을 맞은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살펴 주시어, 공동체를 위하여 일하다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그들의 수고를 잊지 않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위령 감사송 1 :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부활의 희망>영성체송 4에즈 2,35.3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우리 가운데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자신도 분명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위령의 날에 우리는, 이러한 운명이 주님 안에서 죽음조차 소멸시킬 수 없는 영원한 생명으로 변모하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희망합니다. 영생에 대한 희망으로 우리보다 먼저 떠난 이들도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나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은 지금 우리의 삶도 변화시킬 것입니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허무감에 빠지지 않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길을 충실히 걸으면 죽음도 앗아 가지 못하는 구원을 예감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둘째 미사의 제1독서에서도 우리는 연옥과 천국(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의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지혜 3,5)이라고 하였습니다. 의인에게도 단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연옥의 단련을 거쳐 하느님 사랑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제1독서의 뒷부분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3,9).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8-29)라고 하시며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죽음의 세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법을 좇아 살아가기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그런 우리를 부르십니다. 아버지께 순종하시는 당신의 사랑으로 얻은 은총의 멍에를 함께 메자고 하십니다.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로마 5,20).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는 우리의 모든 죄악을 넘어섭니다. 우리의 공로가 아닌 하느님의 자비에 바탕을 둔 굳건한 믿음과 희망은 지금 여기에서부터 나를 기쁘게 하고 감사하게 하며 찬미하게 합니다. 세상 안에서 살아가지만 이미 천국을 경험하게 합니다. 세상의 좋은 것들을 쓰고 누리면서도 그 모든 것이 영원하지 못함을 알기에 이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하여 ‘상속자’로서 우리의 존엄과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가게 합니다. 그렇게 살면서 우리는 저마다 죽음을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