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셋째 미사
오늘 전례
오늘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에 교회는 죽은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연옥의 영혼들을 위하여 정성껏 기도하며 그들이 하루빨리 정화되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간구해야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모두 예외 없이 맞이할 죽음을 생각하며 더욱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아가도록 결심해야겠습니다.
입당송 로마 8,11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4,7-15
화답송시편 23(22),1-3.4.5.6(◎ 1 또는 4ㄱㄴㄷ)
제2독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6,3-9
6,3-4.8-9
복음 환호송필리 3,20 참조
복음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25,1-13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의 빛이신 주님, 주님의 백성인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통공 안에서 믿는 이들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하며, 이 구원 소식을 널리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주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을 굽어살피시어, 전쟁과 폭력을 멈추고 주님의 사랑과 정의로 참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3. 부부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 세상 부부들을 돌보아 주시어,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을 소중히 받아들이며, 주님의 일에 협조자가 되고 주님 사랑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위령 성월을 맞은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살펴 주시어, 공동체를 위하여 일하다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그들의 수고를 잊지 않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위령 감사송 1 :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부활의 희망>영성체송 필리 3,20-2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우리 가운데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자신도 분명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위령의 날에 우리는, 이러한 운명이 주님 안에서 죽음조차 소멸시킬 수 없는 영원한 생명으로 변모하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희망합니다. 영생에 대한 희망으로 우리보다 먼저 떠난 이들도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나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은 지금 우리의 삶도 변화시킬 것입니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허무감에 빠지지 않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길을 충실히 걸으면 죽음도 앗아 가지 못하는 구원을 예감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과거 한국 교회는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을 ‘추사이망’(追思已亡)이라 하여 ‘이미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날’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신자들에게 이렇게 권고합니다. “추사이망 날은, 특별히 성교회에서 정하여, 공번되게 모든 죽은 교우의 영혼을 위하여 기구하는 날이니, 이날에 우리도 마땅히 우리 자모(성교회를 이름이라)를 본받아 우리의 기도를 성교회의 간절한 기도에 합하여 천주께 드려 써 우리 기도를 윤허하심을 얻게 할지니라”(『성교 예규』, 상례 문답).
교회는 교우들에게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월 1일부터 8일까지 묘지를 방문하여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권장합니다. 『성교 예규』에서는 그 까닭을 “산 이에게는 훈계가 되고, 죽은 이에게는 영혼의 도움이 되기” 위함이라고 설명합니다. 산 이에게 주는 훈계는 “자기 죽을 때가 멀지 않음을 생각하여 자기의 길을 착히 닦게 하고, 또 잠세의 영화 부귀 등 복은 죽은 후에 다 없어지고 다만 무덤만 남을 줄을 생각하여, 그런 것을 다 경천히 여기게 하느니라.”라고 하였지요.
오늘 셋째 미사의 복음은 ‘열 처녀의 비유’입니다. 뜻하지 않은 때에 찾아오는 신랑을 잘 맞이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열 처녀 모두 졸다가 깨어났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 같습니다. 다만 지혜로운 이들은 등잔과 더불어 기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름은 그동안 살아온 삶의 모습과 흔적입니다. 단번에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여기에서, 지금부터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신랑을 잘 맞이하고자 기름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서는 벌써 은은한 향기가 납니다.